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 기능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센터가 추천하는 스타트업·벤처기업을 대기업이 인수합병(M&A)하면 대기업집단 계열편입에서 7년간 유예해준다. 센터 우수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바바, 아마존 등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매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집중 상담을 할 수 있는 ‘금융데이’도 마련하고,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창업에 필요한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부 방안대로 센터가 운영된다면 센터가 창조경제 거점으로 뿌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17개 센터를 중심으로 유망 스타트업 도전이 이어질 수 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가 17개나 생기는 셈이다.
장밋빛 비전이 현실화되려면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센터는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지역거점이라는 한계가 있다. 자생력이 떨어진다. 박근혜정부 대선공약이다 보니 과연 정권이 바뀐 뒤에도 제대로 운영될지 벌써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좋은 인프라를 만들어놓고도 전시용으로 끝난다면 예산낭비 전형이 될 수 있다. 결국 폐해는 한국경제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센터 기능 확대와 함께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타기업’ 같은 성공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스타기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돈과 사람이 몰리게 마련이다. 유능한 도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고,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뭉칫돈을 투자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센터가 창조경제 생태계 거점으로 뿌리를 내리려면 스타기업 인큐베이팅은 그만큼 중요하다. 몇몇 성공사례도 있다. 우리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초기 정부 인큐베이팅 프로젝트가 주효했다. 창조경제 거점이 적어도 100년은 가야 한다. 튼튼한 주춧돌을 놓으려면 초반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