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학뉴스]49억㎞ 날아간 `뉴호라이즌스호`, 명왕성 비밀 벗긴다

14일 11시 47분(국제표준시 기준), 지난 2006년 1월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호가 명왕성 코앞까지 다가간다.

사진제공=NASA
사진제공=NASA

뉴호라이즌스호는 피아노만한 크기에 무게는 478㎏이다. 발사 후 9년여 동안 무려 49억㎞를 날아가 명왕성에 접근한다. 명왕성을 향해가던 지난 2006년엔 목성을 지나가며 다양한 사진과 정보를 보내오기도 했다. 당시 보내온 목성 대기에 대한 정보에 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다른 탐사선이 태양전지를 장착한 것과 달리 뉴호라이즌스호는 핵연료인 플루토늄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재 예정대로라면 14일 11시49분57초에 명왕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1만2500㎞ 이내로 지나간다. 이어 10여분 뒤에는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에 접근해 통과한다. 명왕성에 근접한 뉴호라이즌스호는 인류에게 명왕성의 실제 모습과 지형, 화학성분, 대기 움직임, 표면온도 등 다양한 정보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49억㎞가량 떨어진 뉴호라이즌스호가 지구에 정보를 보내면 4시간 반 정도 후에 도착한다. 지구에서 다시 명령을 내리면 역시 4시간 반을 가야하기 때문에 교신에 9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명왕성을 향해 다가가던 뉴호라이즌스호가 지난 4일 통신 두절이 되는 일도 있었다. NASA에 따르면 약 1시간 21분간 통신이 두절됐고, 자동으로 ‘안전모드’로 전환해 자료를 백업한 뒤 통신을 재개했다. 특별한 고장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근접 비행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결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초로 명왕성에 근접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9년을 기다려온 상황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순간이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출발했다. 하지만 뉴호라이즌스호가 떠난 지 약 7개월 뒤인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 회의에서 명왕성은 에리스 등과 함께 ‘왜소행성’으로 위상이 떨어졌다.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행성 지위를 잃게 됐다.

뉴호라이즌스호의 명왕성 탐사를 계기로 잃었던 행성 지위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명왕성은 미국인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다.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다. 행성 발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미국은 명왕성 발견자인 톰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뉴호라이즌스호에 그의 유골을 실어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왜소행성으로 지위가 떨어지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이번 명왕성과 그 위성 카론 탐사를 계기로 다시 행성으로 지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왕성과 카론을 탐사한 뒤에도 뉴호라이즌스 탐험은 끝나지 않는다. 계속 우주비행을 이어가 오는 2020년께 태양계와 바깥 우주 경계지대인 ‘카이퍼 벨트’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탐사임무를 마친다. 하지만 만약 계속 작동이 된다면 2038년 12월께 태양계 바깥을 탐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