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인사이드아웃’에는 인간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가 등장한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감정이 돌아가며 상황에 맞게 인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서도 인사이드아웃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주인공 유미 머릿속에 각종 감정세포가 행동을 결정짓는다.
이 설정은 상상력에만 기반한 이야기는 아니다. 인간 감정은 크게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등 크게 3가지 물질이 결정한다.
세로토닌은 행복감, 도파민은 안정감, 노르에피네프린은 만족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은 주로 흥분상태를 이끌어내는 반면 세로토닌은 이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 신경전달물질이 상황에 맞게 서로 보조하며 인간 감정을 가장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는 셈이다. 이중 세로토닌은 특히 ‘행복 호르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행복한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인사이드아웃과 유미의 세포들은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다. 인사이드아웃은 11살 사춘기 소녀 에일리, 유미의 세포들은 30대 회사원 유미를 내세웠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아주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세로토닌과 도파민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으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량도 덩달아 올라간다.
생리 전 일주일은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생리 전 급격히 우울감에 빠지는 여성이 많은 것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가 줄어 감정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반대 의견도 있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사춘기 남자는 여자보다 충동적이고 공격적인데 이는 청소년 시기 남성 세로토닌 분비가 여성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불안함이나 불쾌감을 처리하는 편도체 역시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에 비해 발달이 늦다.
감정조절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햇볕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 인간 신체는 햇볕을 받으면 세로토닌을 잘 생성해 낸다.
과도한 다이어트도 좋지 않다. 세로토닌 생성은 탄수화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탄수화물 섭취가 적으면 세로토닌 생성이 원활하지 않다.
요즘 탄수화물을 최대한 적게 섭취하는 다이어트 방식이 유행인데 자칫 우울함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필수 아미노산 섭취도 중요하다. 아몬드, 호두 등 정기적으로 견과류를 섭취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동시에 세로토닌 분비를 늘릴 수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