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차선책을 실행하라

나는 프로강사다 (7) 최선책을 찾기 어렵다면 차선책을 찾아라

[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차선책을 실행하라

지난 번 칼럼에서는 책을 쓰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책을 쓴 이후 출판사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실었다. 책을 쓰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지만 출판사를 찾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왜 쉽지 않았을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처음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처음 하는 일은 대부분 어렵다. 그렇지만 결국 해 낸다. 그렇게 출판한 책 “스피치의 매력에 빠지다”는 스피치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필자가 전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는 원리다.

“차선책을 실행하라”

드디어 책을 다 썼다. 몇 번씩 읽어 보아도 너무나 만족스럽다. 훌륭했다. ‘아! 그래.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였지?’ 원고를 몇 번씩이고 읽으면서 뿌듯함을 즐겼다. 그런데… 아무리 만족스럽게 책을 쓴다고 한들 책이 나올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제부터 책을 출판해 줄 출판사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책을 쓰는 것이 처음이니 아는 출판사가 있을 리 만무했다. 다만 책을 쓸 때도 그랬듯이 그저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을 실행할 뿐이다. ‘최선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느니 ‘차선책’을 실행하는 편이 나으니까 말이다.

새로운 일을 해나갈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최선책을 찾으려고 너무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당신이 해보지도 않은 일에 대해 당신이 최선책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차선책 정도면 그냥 하는 것이 답이다. 그리고 더 큰 실수 중 하나는 최선책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최선책을 찾는 척 하면서 행동에 나서지 않는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참 희한한 일이다. 어느 새부터인가 나는 거침없이 실행하는 인간으로 변해 있었다. 한 번 불지펴진 열정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 순간 불타올랐다 사라지는 열정이 아니라 뭔가 원리를 알게 된 느낌이랄까. 무언가를 성취해나가는 원리를 깨달은 느낌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차선책은 아주 심플하다.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구나 하는 것. 바로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다. 만만한 것이 네이버. 네이버 검색창을 열었다. 그리고는 ‘국내 출판사 순위’라고 쳤다. 그리고 출판사 정보들을 검색해 나갔다.

“출판사로부터의 답변”

여기 저기 검색해 나가며 출판사 이름들을 적어 나갔다. 연락처도 찾아 내었다. 아무리 뒤져도 연락처가 안 나오는 출판사도 있었고 홈페이지가 없는 출판사도 있었다. 홈페이지에 투고란이 있는 곳도 있었고, 담당자 이메일이 있는 곳도 있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인터넷에서 뒤질 수 있는 데이터들을 찾아서 출판사들의 주소록을 만들어 나갔다.

그런데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려면 출판기획서라는 것을 써서 함께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 출판기획서? 그렇다면 써야지 뭐.’ 역시 인터넷을 뒤져서 출판기획서 양식을 찾아 내었다. 몇 개의 샘플을 참고하여 출판기획서를 썼다. 제목, 분야, 저자소개, 대상독자, 내용요약, 비슷한 내용의 책, 경쟁서 분석 및 차별점, 판촉계획 항목이 있었다. 구상해 오던 것들을 적었다.

‘자, 출판기획서도 완성되었겠다 이제 출판사에 연락을 취해 볼까나.’ 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니까 그것에 걸 맞는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베스트셀러에 걸 맞는 출판사 10군데를 추렸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내 책을 출판하지.’ 인터넷에서 찾은 그들의 이메일 혹은 투고란에 정성스럽게 만든 출판기획서를 보냈다.

그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어느 출판사에서 먼저 회신이 올까?’ 떨림과 설렘으로 수시로 메일함을 확인한다. 하루가 지났다. 답변이 없다. 이틀이 지났다. 답변이 없다. ‘이것 봐라? 내 책은 먼저 찜 하는 출판사가 땡 잡는 건데, 연락이 없다니?’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답변 메일이 왔다. 일주일 만이다. 부푼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 메일 내용은 이랬다. ‘빈현우 선생님,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좋은 원고를 검토할 기회를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답신이 늦은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참 예의 바른 출판사인 듯 하다.

계속 읽어 나갔다.‘출간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논의와 고민을 거치는 출판사의 상황을 양해해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감사한 일이지 뭐. 그래서 본론을 말해 보라고. `보내주신 원고는 저희의 출간방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출간은 어렵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빈현우님의 원고를 채택할 수 있는 좋은 출판사를 꼭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흠…!!!

“과연 그 분이 오실까?”

그렇다. 거절 메일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었다. 그런데 글을 읽어 갈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렇게 뜸을 들이지? 그랬다. 부드러운 표현의 거절 메일이었던 것이다.

메일을 읽은 후의 나는 어땠을까? 실망했을까? 그래, 예전의 나였다면 실망했겠지. 그러나 나는 변했다. 담담했다. 아니 당당했다고 해야 할까? 내게는 ‘어차피 책은 나올 것이고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것이니까.’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거절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그 당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거절은 당연한 것이고 수락은 고마운 것이다.`

그 날 저녁 또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그 메일에도 이런 문구가 들어 있었다. ‘저희의 출간방향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다음날도 메일을 받았다. 역시나 같은 문구가 들어 있었다. 쳇, 이건 뭐 출판사들끼리 거절메일 표준화 작업이라도 한 것 같았다.

괜찮다. 출판사는 많다. 그렇지만 마냥 답변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니까. 새로운 답변 메일을 받기 전에 새로운 출판사를 찾아 메일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절에 익숙해 지니 다시 메일을 보내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추린 11위부터 20위까지의 출판사에 출판기획서를 보냈다.

그렇게 거절 메일은 계속 오고 있었고, 나는 인터넷에서 연락처를 찾을 수 있는 출판사 수십 곳에 계속 메일을 보냈다. 오십군데 정도 보낸 것 같다. 일일이 주소록에 이력을 기록하면서 말이다. 혹시 보낸 곳에 또 보내면 실례가 되니까.

특별한 방법을 몰랐던 나는 네이버, 구글 등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거절 메일은 계속 오고 있었다. 이제는 연락처가 보이는 출판사에는 모두 출판기획서를 보냈다. 몇 통이나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그 만큼 거절 메일은 쌓여 가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시겠는가? 내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겠는가? 그렇다. 나는 ‘그 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 직접 내 온 몸으로 체험한 사실.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면 그 분이 오신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는 묵묵히 내 할 일을 해나갔던 것이다.

‘아니, 원고가 훌륭한데 출판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돼. 반드시 내 원고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이 있을 것이야.’ 반드시 그 분이 오신다는 확신이 있었던 나는 보낼 수 있는 모든 곳에 원고를 보냈다. 오히려 신나기까지 했다. ‘그래. 쉽게 되면 재미 없지. 이런 과정을 거쳐야 나중에 할 얘기도 있고 좋잖아.’ 하면서.

이것이 `열정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의 행동방식이다. 이것이 `미래가 먼저 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행동방식이다. 그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자신의 할 일을 해나가는 것이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공대를 졸업한 필자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되고 프로강사가 된다. 저서로는와 가 있다.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한국리더십센터 등에서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을 진행한다. 2달만에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스토리와 1년만에 앵콜강연 요청을 받는 프로강사가 된 열정의 비밀을 칼럼을 통해 연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