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동차 에어백 미전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제조 공정을 직접 살핀다. 태스크포스(TF) 자체 연구를 통한 원인 규명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결과가 주목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최대 에어백 제조사 공장을 방문한다. 지난해 4월 조직한 에어백 미전개 TF 활동 일환이다. 공장을 직접 방문해 에어백 제조 공정과 품질 관리 상태를 살펴본다.
TF는 지난해 본격 조사에 착수한 후 계속 보폭을 넓히고 있다. 활동 초기 미전개 사고 현장과 사고기록장치(EDR) 및 에어백제어장치(ACU)를 집중 분석했다. 미전개 시 EDR, ACU에 사후 데이터가 남지 않는 점을 감안해 자체 실험 장비도 구매했다. 또 국내 제조사 외 해외 브랜드 에어백 공장도 직접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연구원 자체 조사 한계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TF는 그동안 에어백 작동 알고리즘에 접근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에어백 전개 데이터가 남지 않는 상황을 조사하려면 작동 알고리즘이 필요하지만 제조사 영업 기밀 때문에 이를 얻지 못했다. 대신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조건들은 어느 정도 체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방문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TF 조직 배경을 감안하면 핵심적인 과정일 수 있다. TF는 재작년 현대차 투싼ix 에어백 미전개로 인한 사망사고를 계기로 꾸려졌다. 차량이 도로 구조물 등과 세 차례나 충돌하며 크게 파손됐지만 6개 에어백이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통안전공단은 국내 최초로 에어백 미전개 사고를 조사하는 TF를 꾸리고 민간 자문위원회도 조직했다. 에어백 미전개의 정확한 원인 규명, 미전개 조건 파악, 제작 기준 수립 등이 목표다.
공단은 이번 공장 방문이 특정 업체를 타깃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공장 방문으로 핵심 데이터가 모두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에어백 제조 공정 이해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에어백 미전개는 과잉 전개와 달리 작동 기록이 남지 않아 공장 실사 이후에도 후속 조사가 계속돼야 한다. 개별 사고 사례를 하나씩 분석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조사 기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단은 TF 활동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가시적인 결과를 낼 때까지 무기한 운영하기로 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제조사 여러 곳을 대상으로도 공장을 살핀 만큼 특별한 일은 아니다”며 “제조 공정을 직접 살펴보면 조사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품질 관리 상태도 점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