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모바일결제 플랫폼이 내수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 관광객 대상으로 결제 편의를 제공한다는 포석이었지만 서울 명동과 전국 편의점, 인천공항 등 교통과 쇼핑은 물론이고 강북과 강남 핵심 상권에 시스템이 연동됐다. 특히 한국 상권의 핵심으로 불리는 강남 코엑스 진출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결제 시스템을 연동하는 수준이 아니다. 가맹점에게는 빠른 대금 정산, 금융사에는 ‘대환과 거래수수료’를 앞세워 줄세우기에 나선 형국이다. 연말이면 알리페이 결제가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 상권으로 확대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코엑스몰에 알리페이 연동은 많은 복선을 내포하고 있다.
핵심 경제활동 주체로 부상할 20대가 모여드는 최대 문화공간이자,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소비계층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는 알리페이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한국에서 가장 빨리 안착되고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소비층을 겨냥했다는 말이다. 과거 편의점과 명동 상권, 인천공항 등에 이은 또 하나의 전략이기도 하다. 최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코리안 페이’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국 직접 진출보다는 별도 코리안 페이를 구축해 국내 쇼핑몰이나 결제 대행사와 제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한국 금융 규제 등을 우회하면서도 산업 지분을 인수해 모바일결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코리안페이 구축을 위해서는 국내 주요 상권 진입은 필수다. B2B뿐 아니라 B2C까지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선점하기 위해 코엑스 또한 상당히 의미 있는 핵심 거점이다.
국내 금융사의 알리페이를 바라보는 태도도 바뀌고 있다. 자신의 수익성을 빼앗길 것이라는 위기감보다 알리페이와의 연대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카드사는 물론이고 밴사와 PG사 등이 알리페이와 사업 협력을 위해 중국 본사로 직접 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알리페이와 사업 협력을 하기 위해 알리페이 본사를 직접 찾아가는 기업이 최근 들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라며 “코리안 페이가 또 다른 형태로 국내 금융시장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엑스는 국내 젊은층의 소비패턴을 가늠할 수 있는 실험대가 될 수 있다. 코엑스를 기점으로 주요 대형가맹점 수십곳이 알리페이 결제를 연동하기 위해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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