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폰 중독 방지 제품 열풍... “벗어나고 싶다, 스마트폰!”

미국에서 스마트폰 중독 방지 산업이 뜨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문제로 지적되면서 이를 방지하는 제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방지하는 제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방지하는 제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스마트폰 중독은 심각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8년 전 처음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현재 미국인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이 새로운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빠르게 도입된 셈이다. 실제 전화통화 등으로 소모하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라도 하루 평균 모바일 기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3시간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분의 1이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3분의 2 이상은 잠자리에 스마트폰을 항상 들고 간다고 답했다.

최근 중독에 가까운 이런 습관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틈을 파고든 업체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컨설턴트로 근무 중인 수잔 버틀러씨는 최근 웨어러블 액세서리 업체 링리(Ringly) 반지를 195달러에 구매했다. 이 반지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안정을 찾으세요”라는 문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한 필터링 기능을 통해 꼭 확인해야하는 G메일이나 페이스북 알림이 오면 반지가 반짝이거나 진동한다. 스마트폰을 무음모드로 전환하거나 매번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링리(Ringly)의 반지. <사진=링리>
링리(Ringly)의 반지. <사진=링리>

영국 웨어러블 액세서리 업체 코버트(Kovert)도 비슷한 제품을 판다. 소비자가 정한 ‘응급 상황’일 때만 액세서리가 반응한다. 케이트 운스워스 코버트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이 너무 빠르게 진입해 우리는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다”며 “이 같은 상황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웨어러블 기술이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워치 또한 마찬가지다. 구글과 리바이스가 지난달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차세대 웨어러블 의류도 자켓 팔목 부분에 필요시 진동 기능을 넣어 스마트폰 알림을 끌 수 있다.

파울 딜린저 리바이스 글로벌 상품 혁신 총괄 담당자는 “저녁 식사를 할 때 사람들이 스마트폰 대신 서로 시선을 교환하게 만드는 게 진짜 가치”라고 말했다.

모바일 앱에서도 관련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오프타임(Offtime)은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에 보내는 시간을 분석, 차트로 보여준다. 미리 한도를 정해놓으면 앱 접근도 제한된다. 모멘트라는 앱은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량을 공유하고 친구들끼리 누가 덜 쓰는지 경쟁하는 게임을 제공한다.

뉴욕 디자이너가 최근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라이트폰(Light Phone) 캠페인도 눈길을 끈다. 이 신용카드 크기 휴대폰은 가능한 적게 사용하도록 설계돼 전화 송수신 기능만 담겼다. 노폰은 12달러짜리 플라스틱 스마트폰 모형으로, 최근 3200개가 팔렸다. 뉴욕 광고 업체 아트디렉터 밴 굴드가 스마트폰 중독을 해결하고 싶지만 뭔가 손에 들지 않고선 안되는 사람들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다.

칸자스대학 파울 애츨리 심리학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인간의 두 가지 기본적 충동을 강력히 충족시켜주는 일종의 매커니즘이다. 하나는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바라는 욕구, 하나는 우리가 모든 것을 확인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는 열망이다.

그는 “스마트폰은 기기 하나로 몇 분만에 이 욕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고 계속 이러한 경험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며 “중독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치료법은 또 다른 기기에 대한 의존이 아닌 스스로 악마를 몰아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