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차 구제금융안에 대한 합의가 극적 타결됐다.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된 것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9개국 정상은 13일(현지시각) 그리스 추가 개혁안 이행을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는 16시간이 넘게 회의를 지속하며 타협안을 도출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로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며 “그리스에 ESM 지원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합의 내용과 형식에 만족한다. 이제 그렉시트는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합의안이 각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 회의에서는 연금과 부가가치세, 민영화 등 개혁법안 입법 절차를 15일까지 끝내면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합의안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리스는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연금 개혁, 민영화 등 고강도 개혁법안을 15일까지 입법절차를 마쳐야만 ESM을 통해 3년 간 최대 860억유로(약 108조원) 규모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에 820억~860억유로 자금을 지원하고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유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