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성장세가 점차 꺾이고 있다. 하지만 업무 중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기업간(B2B)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세계 태블릿PC 사용량(누적 기준, Global tablet installed base) 세계 태블릿PC 연간 판매량(Global tablet sales by year) / (F)=전망치
포레스터리서치는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2013년 1억8142만대, 지난해 2억546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2012년 1억2606만대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2013년 판매량은 5536만대 늘었다. 작년엔 불과 2404만대 더 팔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태블릿PC 판매량 성장세가 더욱 완만한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포레스트리서치는 내다봤다. 올해 예상 판매량은 2억1784만대, 내년엔 2억2946만대,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억4016만대와 2억4995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 시장 포화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태블릿PC 가격이 50달러아래로 급락하면서 대다수 소비자가 이미 태블릿PC를 구매했다. 태블릿PC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 애플 등 제조사가 잇따라 신규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커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단말기를 대체한 것과 달리 태블릿PC는 데스크톱·노트북PC 자리를 대신하는 데 실패했다. 초기 태블릿PC가 최소 500달러라는 고가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을 일컫는 일명 ‘패블릿’도 판매량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패블릿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이 크기로, 대형 태블릿PC 대체용으로 쓰인다. 세계 IT종사자 10명 중 4명은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한다.
지난해 가을 삼성전자 패블릿 갤럭시노트4는 출시 한 달 만에 450만대가 팔렸지만 지난 2분기 삼성전자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은 17.2%로 5%포인트 하락했다. 애플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플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루미아1520도 지난해 태블릿PC 소비자 시장 판매량 급락에 한 몫을 했다. 지난 4분기 애플 아이패드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 떨어졌다.
그나마 태블릿PC 업계는 B2B 영역에 기대를 건다. 현재 전 세계 근로자 절반 이상이 태블릿PC를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업무용도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노트북PC나 스마트폰 사용량엔 못 미치지만 이 영역에서 태블릿PC가 데스크톱·노트북PC 보조장치로 쓰여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회사가 태블릿PC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위해 자신 태블릿PC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무 환경에 맞는 운용체계(OS)와 기기를 선정하는 게 복잡하지만 향후 정체기간 B2B시장을 잡으면 성장세를 높일 수 있다.
최근 태블릿PC 제조사들도 소비자 시장이 아닌 B2B사업에 매진 중이다. 아직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레노버는 지난 2013년 대비 오히려 B2B용 태블릿PC시장 입지가 커졌다. 애플도 B2B 사업 확대를 위해 문서작업과 교육콘텐츠 활용도를 높인 대화면 아이패드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12인치 갤럭시노트 프로를 내놨고 하반기 MS 윈도10 태블릿버전도 B2B 시장에 중점을 둬 나올 예정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