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개발(R&D) 투자가 감소하면서 주요 R&D 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했던 예산보다 지원규모가 줄거나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차질이 예상되는 사업은 달탐사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이지만 예산 반영은 미흡한 수준이다.
당초 올해 410억원 예산을 확보해 본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예산 심사 과정에서 쪽지예산 논란이 일어나며 전액 삭감됐다. 쪽지예산 논란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예산안 제출 마감일보다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선행연구와 출연연구기관 공동연구 등으로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고 내년 예산을 확보해 늦어진 일정을 만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달탐사 사업에 배정된 내년 예산은 100억원에 그쳤다. 올해 신청했던 410억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다. 1차 발사 총예산이 1978억원임을 감안하면 내년에 18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배정돼야 하는데 지금 정부 R&D 예산 구조에서 이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2017년 1차 발사, 2020년 최종 발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래부는 아직 일정 조정 등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최종배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은 “달탐사는 지난해 예타 결과가 늦게 나오면서 올해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지만 이미 필요한 연구를 출연연이 예산을 확보해 투자했다”면서 “연구에는 큰 차질이 없고 내년에는 예산을 100억원 반영했기 때문에 현재 목표 수정은 없다”고 말했다.
슈퍼컴퓨터 도입 및 개발사업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2100억원을 신청한 사업비가 983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내년에 반영된 예산은 75억원이다. 처음 계획했던 사업보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출연연 예산도 줄어든다.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 출연연 예산요구안에 따르면 올해보다 3.2% 감소한다. 주요 사업비 감소폭은 2.8%지만 예산 항목 변경 등에 따른 것을 제외하면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 출연연 연구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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