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기술창업 기반 창업 메카인 ‘팁스타운’이 서울 역삼동에 문을 열었다. 40개 기업이 우선 입주하고 2017년까지 160여개 창업 초기기업(스타트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테헤란밸리에 모처럼 청년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팁스타운에는 스타트업에 이어 투자사, 지원기관도 함께한다. 네이버, 구글, 아산나눔재단,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이 운영하는 민간 창업지원공간도 연계된다. 모태펀드가 향후 10년간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됐다.
서울형 실리콘밸리 조성으로 새로운 성공모델을 꿈꾸는 벤처 창업 생태계에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기존 산업이 아닌 새로운 경제를 이끌 혁신 기업의 등장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인프라는 갖춰졌다. 이제부터는 창업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문화가 창업생태계 기반에 깔려야 한다. 우리는 늘 이런 지적을 받았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 기술, 경험을 모두 갖췄지만 혁신 아이디어의 개방적 수용 문화가 부족하다’는. 우리나라 투자자는 신기술, 혁신기술 아이디어를 내면 ‘시장 규모나 수출실적을 제시할 것’을 먼저 요구했다.
새로운 경제를 이끌 파괴적 혁신은 근사한 사무실도, 뛰어난 기술도, 대규모 자본도 아니다. 이들은 대기업이 풍부하게 보유한 ‘수치’가 아니라 칼날 같은 ‘창의력’에 기반을 둔다.
대기업은 창업 기업을 이길 수 없다. 단, 창의력과 기업가 정신으로 뭉쳤을때 가능하다. 세계 모든 기업의 출발은 스타트업이었다. 빈약한 천연자원과 불안한 외교상황이라는 치명적 단점을 지녔던 이스라엘이 창업국가가 될 수 있었던 열쇠는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형 실리콘밸리에 ‘미친 아이디어’가 담기기를 기대한다. 제2의 카카오, 쿠팡, 배달의형제를 기다린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