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지식재산(IP) 번역 전문기업이 세계지적재산기구(WIPO)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그동안 외국 기업에 의존하던 IP번역을 국내 기업이 수행하게 돼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15일 IP서비스업계에 따르면 미래특허정보컨설팅(대표 김덕황)과 지온컨설팅(대표 최석훈)이 WIPO로부터 각각 한-영, 일-영 번역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두 회사는 WIPO 국제기구조사의견(WOSA)과 요약서 등 특허협력조약(PCT) 국제 출원 관련 문서에 대한 번역 용역사업을 수행하는 공식기관이 됐다. 미래특허정보컨설팅은 지난해 한-영 번역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 중이며 지온컨설팅은 지난달 최종 테스트를 통과해 선정됐다.
PCT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 자국 특허청에 출원서를 제출하면 WIPO 심사관이 국제조사보고서(ISR), 국제예비심사보고서 등을 작성해 지정국에 보낸다. 이때 한국어나 일어로 돼있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다. 이후 공개공보 발행 시에도 요약서 번역이 필요하다.
기존 국내 IP번역 업체들은 WIPO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해 영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대형 번역 업체가 수행하던 번역 사업을 재하도급 형태로 일부 수행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 두 회사가 글로벌 대형 번역 업체와의 경쟁을 뚫고 WIPO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던 데는 특허청 IP서비스 기업 해외진출 지원이 도움이 됐다. 양사는 특허청 지원으로 일본과 중국 등에서 열리는 국제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WIPO와 미팅을 갖는 등 협력을 논의했다.
과거 PCT 출원건수 등을 고려해볼 때 두 기업은 향후 3년 동안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IP서비스 품질과 전문업체에 대한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은 “그동안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과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글로벌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선택받았다는 것은 서비스 품질을 비롯해 향후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성상 목원대 기술마케팅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IP번역사 등 우수한 IP번역 인재 양성과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도 힘써야한다”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국내 IP번역 전문업체가 특허영문초록(KPA) 번역 사업 등 국내 공공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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