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비과세 감면 제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2016년 세법을 개정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 대신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여 세수결손을 메우고 세수확대 효과를 거둘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15일 추경 심사를 시작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과세 감면을 정비해 사실상 대기업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세입 확충 방안을 담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내달 초 2016년부터 적용되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여야 의원은 추경에 포함한 5조6000억원 규모 세입경정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여당은 경기 회복을 위해 세입경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메르스·가뭄 극복이라는 추경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정부 잘못으로 발생한 세수결손을 추경으로 메워서는 안 되며, 세입경정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 등 세수확보 대책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재정을 책임진 경제부총리로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너무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해 매년 세수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예측이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며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전망치와 결과의 차이가 많이 나게 돼 송구스럽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경상성장률을 6%로 봤지만 저유가로 세계 경제 성장률 자체가 연초보다 0.5~0.6%포인트 하향 조정 된데다 교역량도 상반기 기준으로 10% 넘게 감소해 수출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에는 세수 전망도 정확하게 해 대규모 세입 결손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추경에 1조7000억원 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포함된 데 대해서는 고용 증대, 국내총생산(GDP) 증대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정건전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추경으로 직접피해 의료기관을 지원(1000억원)하는 대상에 삼성서울병원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방 차관은 “예비비로 직접피해 기관에 160억원을 지원한 바 있는데 삼성서울병원은 원인 제공자였기 때문에 제외했다”며 “추경 집행도 보건복지부와 기준을 세부 협의 해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예비비 집행기준으로 보면 배제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출석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책위의장을 잇따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추경안을 11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정부 원안을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으나, 이 원내대표 등은 세입경정예산 5조6000억원과 SOC예산 등에 대해 거듭 삭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