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기업 방만경영 더 이상 안된다

수출입은행 방만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부실 대출로 수천억원이 그대로 사라질 위기다. 퇴직 임원들은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에 재취업하면서 국책은행으로서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금융공기업 방만경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 결과를 보면 자기들끼리 흥청망청에 호의호식했다는 표현이 포함될 정도로 심각하다. 한마디로 복마전이요 난장판이라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금융권 신용공여 금액 21조8000억원 가운데 절반인 12조4200억원을 지원했다. 수출입은행 부실채권비율은 2012년 0.66%에서 지난해 1.82%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수출입은행으로 대출받은 기업 가운데 법정관리 기업은 102곳으로 이들에게 빌려 준 1조3000억원 가운데 회수 가능액은 4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묻지마 대출’을 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퇴직임원들은 자금을 지원해준 거래기업에 재취업해 억대 연봉을 받는다. 모뉴엘, 경남기업,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에는 수조원에 달하는 돈을 지원했다. 심지어 모뉴엘은 수출입은행이 선정한 히든챔피언에 선정되기도 했다.

방만경영 사례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금융공기업 비효율과 낭비에 대해서도 질리도록 들었다. 국정감사에서도 단골메뉴로 등장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다.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경기침체로 부실여신이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나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방만경영을 일삼는 기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통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