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친구나 가족과 소통하는 친목공간으로 여겨지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뉴스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퓨는 미국 전체 성인 중 40%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도 SNS가 뉴스 습득 도구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IT 업체는 앞다퉈 뉴스 시장을 잡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뉴스 소비자를 확보해 사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다. 페이스북부터 스냅챗 등 SNS 업체는 물론이고 애플까지 미디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뉴스 배포 나선 IT 업체
애플은 지난달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사용자 개인 관심사에 따라 뉴스를 볼 수 있는 맞춤형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기존 애플이 제공하던 뉴스스탠드와 달리 기사를 애플리케이션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사용자는 관심 있는 주제를 미리 선택한다. 특정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관심 분야에 추가할 수 있다. 해당 주제와 관련된 뉴스는 자동으로 정리돼 보여준다. 마음에 드는 기사는 공유나 저장도 가능하다. 사용자는 별도로 각 언론사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지 않아도 한눈에 기사를 볼 수 있다.
새 뉴스 서비스는 미국, 영국, 호주에서 올가을 시작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iOS 9 업데이트와 동시에 사용 가능하다. 이미 GQ, 보그, 와이어드 등 주요 월간지와 뉴욕타임스, ESPN 등 유명 언론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는 별도 기자도 채용 중이다.
지난 5월 페이스북도 언론사 웹페이지 접속이 필요 없는 뉴스 서비스 ‘인스턴트 아티클’을 공개했다. 특히 뉴스 소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이 미디어 콘텐츠 배급에 진출하며 시장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현재 미국 내에서도 소수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며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 중 5% 수준이다.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 이용 테스트 결과를 콘텐츠 제공 협력 미디어에 공급한다.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애틀래틱 등이다. 회사는 각종 버그나 문제점을 개선한 뒤 전체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도 뉴스 서비스 ‘디스커버’를 운영 중이다. 올해 초 시작된 서비스에는 CNN, 데일리메일, MTV 등 유명 미디어가 참여하고 있다. CNN의 경우 하루 다섯 건 수준의 영상이나 인포그래픽 등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냅챗은 “뉴스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 언론사와 협력한 결과로 디스커버를 출시했다”며 “공유 수준이 아닌 편집자가 직접 뉴스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기존 SNS와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와 IT 결합 미래는?
IT 업체의 뉴스 시장 진출은 기존 미디어 산업계에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겨준다.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미디어 산업에 새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는 의견과 기존 미디어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IT 업체는 새 뉴스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와 더 빠른 뉴스 소비 환경을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기업은 콘텐츠 제공자로 보다 한정적인 권한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슈아 벤튼 니먼 저널리즘랩 이사는 “언론은 지금까지 광고, 배포, 인쇄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통제해 왔지만 온라인 세계에서 이 과정은 이미 대중의 손으로 넘어갔다”며 “IT 업체가 미디어 영향력과 잠재적 통제권을 쥘 수도 있다는 점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미디어 소비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IT 업체가 내놓은 새 뉴스 서비스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 광고 매출을 언론사에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뉴스 애플리케이션에 게재된 콘텐츠로 판매되는 광고 수익 100%를 언론사에 준다. 자체 광고 플랫폼 매출의 70%를 전달할 계획이다. 페이스북도 뉴스 콘텐츠 직접 판매에 따른 광고 수입 전체를 언론사에 줄 계획이다. 페이스북이 광고 판매를 대행한 때에는 회사가 30% 수익을 갖게 된다.
연령대별 SNS 뉴스소비 경향 조사
(자료: 퓨 리서치센터)
페이스북, 트위터 뉴스 소비 추이
(자료: 퓨 리서치센터)
미국 전체 성인 SNS 뉴스 소비 실태
(자료: 퓨 리서치센터)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