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등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는 갈수록 성능은 올라가면서도 크기는 작고 얇게 발전하고 있다. 이른바 경박단소다. 전자기기 경박단소화 추세 속에서 제품 개발 엔지니어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열이다.
제품 작동 과정에 발생하는 열은 고장의 원인이 되거나 제품 수명 단축으로 이어진다. 휴대용 전자기기는 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로 작동·대기 시간에도 영향을 받는다.
스웨덴 칼머기술대 연구진은 차세대 신소재로 꼽히는 그래핀을 활용해 전자기기를 효율적으로 냉각할 수 있는 박막을 개발했다. 기존 방열 소재로 많이 쓰이는 구리보다 4배 높은 열전도율을 가지며 실리콘 기반 전자부품에도 부착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미 수년 전 그래핀이 실리콘 기반 전자장치 위에서 냉각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하지만 소수의 열전도성 원자로 구성된 소재 특성 때문에 많은 양의 열을 전자장치로부터 제거하는 데 사용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핀층을 추가해 열 제거 용량을 강화할 수 있지만 층이 늘어나면 밀착성이 떨어져 표면에 부착할 수 없었다.
새로 개발한 박막은 그래핀의 기능성을 변화시키는 3-아미노프로필트리에톡시실란(APTES) 분자를 추가해 박막과 표면 간 강한 공유결합 생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분자를 추가한 그래핀 박막은 가수분해로 가열하면 전자부품 표면과 실란 결합으로 단단히 고정되는 구조를 형성한다.
실란 결합을 이용한 그래핀 박막은 20마이크로미터(㎛) 두께에서 1600W/mk 평면 열 전도성을 달성했다. 구리 열전도율보다 4배 증가된 수치다.
고효율 발광다이오드, 레이저, 라디오 주파수 부품과 같은 정밀전자장치와 시스템 속에 냉각 목적으로 집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열 용량을 증가시킨 그래핀 박막이 에너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고전력 전자장치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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