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가결]압도적 찬성...JY 삼성 방점

통합 삼성물산, 잠재력 큰 바이오 최대 주주...엘리엇 불복소송 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압도적 찬성 비율로 통과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일컬어진 양사 합병이 이뤄지면서 삼성측은 이재용(JY)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했다. 이번 합병을 반대해 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합병 불복 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 백기사는 누구?=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합병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삼성물산 총 주식수는 1억5621만77641주로 이가운데 1억3235만5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출석률은 84.73%를 기록했다. 찬성 주식수는 9202만3660주로 찬성률은 69.23%로 집계됐다. 총회 특별결의에 해당하는 제일모직과의 합병 계약서 승인 안건이 통과되려면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인 55.7%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주총 진행은 이사회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맡았다. 1호 안건은 최대 관심사였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었다. 안건 상정부터 개표까지 3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결과는 당초 박빙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70%를 얻은 찬성측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특수관계인 지분(13.82%)과 백기사로 나선 국민연금(11.21%·KCC(5.96%)를 중심으로 우호지분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11.05% 국내 기관투자자는 대다수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견됐고 26.41%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서는 반대 의견 보유 비율이 다소 높을 것이란 게 일반적 시선이었다. 24.43%에 달하는 기타 소액주주의 위임 결과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따랐다. 이날 찬성 비율이 70%에 근접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측은 당초 확보한 30%수준의 우호지분과 더불어 추가로 40%의 찬성표를 더 얻어냈다. 국내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는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병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다. 합병 성사로 새로 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6.5%를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으로 삼성그룹 양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전자 강남사옥의 모습. 사진=전자신문DB
이번 합병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다. 합병 성사로 새로 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6.5%를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으로 삼성그룹 양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전자 강남사옥의 모습. 사진=전자신문DB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성공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총장으로 들어가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사장.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통합안 가결후 "찬반 투표측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성공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총장으로 들어가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사장.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통합안 가결후 "찬반 투표측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최치훈 삼성물산사장이 17일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 주총장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통합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최치훈 삼성물산사장이 17일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 주총장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통합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JY 삼성 본격 출범= 이번 합병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다. 합병 성사로 새로 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6.5%를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으로 삼성그룹 양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제일모직’에서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사업 측면에서도 통합 삼성물산은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는 바이오 계열사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선도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2020년 매출 목표는 60조원이다.

◇엘리엇 불복 절차 밟을 듯= 엘리엇은 이날 주총 이후 “수많은 독립주주 희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져 실망스러우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엇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주총 시작 전 “합병이 가결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소수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법과 주총 결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방법이 있다”고 대응방안을 공개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