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하마’로 치부됐던 데이터센터가 다시 주목받는다.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 등 컴퓨팅 자원을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하는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만나다
데이터센터란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컴퓨팅 시스템들이 대규모로 집적된 시설이다. 전력·통신·상면 등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 인터넷·게임·쇼핑 등 IT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과거에는 기업이나 기관이 필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투자해 확보했지만 이제는 데이터센터에 아웃소싱을 맡기는 분위기다. 비용 절감과 효율적 자원 운영을 위해서다.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시대 들어서며 재조명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구현에 인프라가 필수다보니 데이터센터가 각광 받는 것.
업계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를 찾는 클라우드 기업이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한국 내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국내 데이터센터를 물색, 지난해 KT·SK브로드밴드와 상면 임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도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한국 데이터센터를 찾고 있으며 NTT도코모, 알리바바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수요가 늘자 데이터센터 ‘몸값’이 상승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국내 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는데, 지난해보다 2배 오른 가격을 조건으로 제시했다”며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법제화,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나
데이터센터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시설과 같다. IT아웃소싱과 클라우드 뿐 아니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에서도 모든 서비스 근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용량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라는 비판 속에 이렇다 할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했다.
실제로 국내 데이터센터는 지난 2008년 일반전기 요금보다 저렴한 지식서비스 특례 요금을 적용받았다. 2012년부터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데이터센터로만 혜택이 축소됐고, 이마저도 작년 12월 폐지됐다.
데이터센터 법제화를 담은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 발전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법안에는 데이터센터 정의와 함께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민간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활성화 시책을 수립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데이터센터를 단순 ‘통신용 시설’로 간주하고 데이터센터에 대한 정의가 없다보니 제도적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하지만 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돼 산업육성 시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국가정보화기본법 제·개정에 따른 시행령·시행규칙은 미래부와 IT서비스산업협회가 현재 마련 중이다. 오는 9월 최종안을 마련하고 12월 공포, 시행을 목표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센터수는 총 113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업계 추정치다. 데이터센터가 ICT 산업 핵심 인프라 역할인데도 제대로 된 산업 조사조차 안 된 것은 해결과제로 남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