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기온 섭씨 영하 220도인 겨울왕국 명왕성. 이 천체에서 처음 발견·공개된 드넓은 평원은 얼어붙은 진흙이 균열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성된 지 채 1억년이 안됐고 크레이터도 보이지 않았으며, 여전히 지각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승화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도 발견됐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6일(미현지시간) 뉴호라이즌스가 이 날 보내온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7월 14일 명왕성으로부터 7만7천km 거리까지 접근했을 때 로리카메라(장거리정찰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이 카메라는 1km 크기의 지형도 식별할 수 있다.
이 지형은 2일전 공개된 하트지형 중심 왼쪽에 위치한 얼음산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얼어붙은 진흙이 갈라진 모습...한 구역 가로 20km
사진에는 지구상의 얼어붙은 진흙이 균열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한 얼음평원의 놀라운 모습이 드러난다.
나사는 이 지역을 비공식적으로 ‘스푸트니크 평원(Sputnik Planum)’으로 이름 붙였다. 이 명칭은 1957년 10월 4일 구 소련이 인류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에서 따온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갈라진 비정형적인 지형은 가로길이가 약 20km 정도이며 얕은 골짜기로 구획지어져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일부 골짜기는 그 안에 보다 검은 물질을 가지고 있다. 반면 다른 골짜기는 주변부 지형보다 높이 솟아있는 언덕을 보여준다.
나사 에임즈연구소 뉴호라이즌스 지질지구물리학사진팀의 제프 무어는 “이 거대한 유년기 평원 지형에 크레이터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뉴호라이즌스의 근접비행이 이뤄지기 전까지 나왔던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승화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도 발견
또다른 지형에서는 고체형태인 드라이아이스가 곧바로 기체로 바뀌는 것같은 승화현상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도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 부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두가지 현실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이 비정형 지형이 지표면 물질의 수축에 의해 생겼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지구에 있는 진흙이 마르면서 생긴 것과 같은 방식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하나는 대류현상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는 명왕성의 온기없는 지표면 층을 구성하는 얼어붙은 일산화탄소,메탄,질소 층 내부에서 대류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명왕성의 얼음 평원에서는 또 수 km에 걸쳐있는 검은 줄도 발견됐다. 이 줄은 같은 방향으로 나란해 놓여 있는데 얼어붙은 지표면 위로 분 바람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 명왕성 지표면 1600km 상공에서도 대기 발견
뉴호라이즌호 대기팀은 랄프계측기를 통해 명왕성 지표면에서 1600km 상공에서도 대기를 관측할 수 있었다.
이는 명왕성 지표면 270km너머의 고도에서 대기가 관측된 첫 사례다. 이는 이 왜행성에 풍부한 질소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뉴호라이즌스호의 입자·플라즈마팀은 고밀도의 차가운 이온화된 가스가 명왕성 너머 수만km 떨어진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가스는 태양풍에 의해 명왕성대기가 우주로 떨어져 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콜로라도대 뉴호라이즌스 공동조사팀의 프란 베게널 연구원은“이는 명왕성플라즈마 환경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놀라운 사진이다”라고 말했다
니사는 이 날 명왕성 발견자 톰보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른바 톰보지역 왼쪽에서 일산화탄소를 발견해 촬영한 랄프 계측기 촬영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등고선 중앙으로 갈수록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진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사진데이터는 지난 14일 촬영돼 16일 지구로 전송됐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지구에서 아주 느린 속도로 사진 및 탐사데이터를 전송하고 있으며 1024픽셀 사진데이터 한장을 지구로 전송하는데만도40분이나 걸린다.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하고 수집한 더많은 데이터는 차례로 지구로 전송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