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산업협력, 생산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환해야

생산 중심 남북 산업협력을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동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산업연구원은 ‘통일 직후 독일의 사이언스파크 설립 사례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현재 남북 산업협력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개성공단은 고비용·고위험으로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남북 산업협력을 고려할 때 생산 중심 협력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기술 중심 협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북한에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 개성공단에 비해 저비용·저위험으로 실질적 남북 산업협력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파크는 통일 이후 효용은 물론 당장 경색된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도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남북이 경쟁력을 지닌 강점 분야가 서로 달라 기술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대학이나 연구소 기술은 강하지만 기업 기술이 약하기 때문에 남북한이 협력해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 북한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산업기술 면에서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치마킹 사례로는 독일 ‘아들러스호프 사이언스파크’를 들었다. 아들러스호프는 독일 통일 직후인 1991년 베를린 구동독지역에 조성됐다. 실직 위기에 처했던 5600여 구동독 과학기술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과학기술 사업화로 25년간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독일 아들러스호프 사이언스파크 전경
독일 아들러스호프 사이언스파크 전경

김 연구위원은 우선 북한 대학·연구소 인근 부지에 남한 전문가와 장비를 투입해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성과가 좋으면 남한에 확대 설립한다.

김 연구위원은 “사이언스파크는 고급인력 교류로 통일에 대비한 남북 기술협력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남북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