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이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에 도달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사 핵심경쟁력 결합으로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미래사업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19일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건설, 상사 부문 B2B사업 지속 성장과 패션, 식음·레저 부문 글로벌 리더십 확보,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을 통해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한다는 게 골자다.
2020년 ‘뉴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바이오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특화된 경쟁력 결합으로 글로벌 시장 수주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상사는 기존 해외 네트워크에 제일모직 패션·식음 사업 경험을 더해 섬유와 식량사업을 확대한다. 민자발전(IPP)·에너지저장장치(ESS)도 육성한다.
패션과 식음 부문은 상사 경험을 합쳐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스포츠웨어 사업 인수합병(M&A) 및 IT액세서리 등 신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레저 부문은 건설의 설계·시공 역량을 활용해 에버랜드 인근 제일모직이 보유한 용인단지 개발에 나선다.
통합 삼성물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역할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은 지분 16.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5.5%씩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삼성물산 대주주로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에서는 별도 직함을 갖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지난 5월 15일 승계하는 등 그룹 대표로서 역할을 확대해 왔다.
이부진 사장은 현재 호텔신라 대표직과 함께 지난 2010년부터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고문 직함을 갖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에서도 고문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현대산업개발과 협력한 HDC신라면세점이 지난 10일 신규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당분간 면세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 담당인 이서현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패션 사업을 맡고 있다.
미 파슨스디자인학교 출신인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부터 시작해 10년 넘게 패션부문에서 능력을 키워왔다. 통합 삼성물산은 패션부문에서 합병 시너지 효과로 상사 부문 해외영업 인프라를 활용할 전망이다.
관심을 모으는 삼성 오너가 삼남매 계열 분리는 당분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전 2세 승계과정에서는 한솔·신세계 등으로 계열 분리가 이뤄졌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자 전문영역을 갖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