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아진 개구리’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면 팔짝 뛰어나오지만 따뜻한 물에 넣고 서서히 불을 지피면 개구리는 삶아져 죽게 된다.
고객과 시장이 혁명을 일으키면 기업은 화들짝 놀라 시급하게 대응하지만, 서서히 변해가는 고객 요구에는 반응하지 못해 서서히 몰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 ‘노키아’나 ‘델컴퓨터’, ‘코닥’ 사례에서 보듯이 잘나가는 기업도 삶아진 개구리 운명을 따라가고 말았다.
이제 기업들은 비용절감이나 효율성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고객가치 위주 경영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선 고객과 시장 변화를 감지,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 기회로 연결시키는 실시간 대응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저성장·저수익 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보다 비용절감 위주 경영 효율화로 전환하면서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새로운 고객가치 창조를 포기하는 것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지난 2014년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세계 26개국 임원 3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로 ‘고객과 시장 진화를 이해하는 것’이 일순위로 꼽혔다.
우리는 진정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의 당면과제와 관심사항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와 거래하면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있는지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고객 요구는 매일 진화한다. 진화하는 고객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시장에 센서를 달고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신기술들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 비콘 등이다. 계속해서 관련 기술들은 속속 개발되고 있다.
마켓센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센서를 달아야 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수집 관리해야 하며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치 있는 시장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켓센싱을 통해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면, 다음은 신속한 대응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문제를 인식했지만 대응이 없거나 느리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현재 연간 단위 사업계획은 마켓 센싱해서 대응하는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대응 시간을 1년에서 실시간 단위로 줄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마켓센싱을 전담하는 ‘고객경험관리(CEM)’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임원수준의 CXO(Customer Experience Officer)를 임명해야 한다. 이들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고객과 시장을 모니터링해 기업 내부에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게 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나침판’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고객중심 대시보드 관리를 통해 조직내부를 혁신해 나갈 수 있는 CRM·CEM 체제가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CRM·CEM은 마켓센싱과 대응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이다. 이제 기술 중심의 사고보다 고객중심 사고가 앞서야 하고, 빅데이터보다 ‘빅싱크(Big Think)’가 앞서야 성공할 수 있다.
류승범 UBCNS 대표 Crm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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