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팬택 새주인 찾기는 벤처업계의 희망이다

옵티스가 국내 통신 중계장비 업체인 쏠리드와 손잡고 팬택 인수에 큰 그림을 그렸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와 팬택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에 합의했다. 법원은 이번 계약으로 회생계획안이 법원에 제출되면 관계인 집회를 개최해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400억원이다.

옵티스는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팬택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쏠리드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결국 팬택을 품에 안았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24년간 축적한 팬택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해외 시장에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팬택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열어보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이동통신 중계기 사업자인 쏠리드가 참여했다는 것은 그간 동남아시아 통신장비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여왔던 만큼 이번 인수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이 새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팬택은 1991년 무선호출기를 생산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이다. 1997년 CDMA 단말기를 생산했고 2001년에는 하이닉스의 휴대폰 자회사 현대큐리텔 인수, 2005년에는 SK텔레콤의 휴대폰 자회사였던 SK텔레텍까지 끌어안았다. 브랜드와 특허 등 기술인프라는 글로벌 휴대폰 기업에 뒤처지지 않아 보인다.

이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혼돈의 시기다.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휴대폰 제조사가 적자다. 스마트폰 하나만을 판매해서는 기업을 유지할 수 없다. 이번 컨소시엄이 갖는 의미는 광학부품과 통신장비, 단말 기술력이 융합할 때 최대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적어도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팬택의 벤처정신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 팬택의 정신은 국내 창업생태계를 재창조하는 노둣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