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해나가다 보면 장애물을 만난다. 그리고 지인들이 조언과 충고를 한다. 물론 지인의 조언과 충고는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결국은 자신의 일이고 결국은 자신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은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힘이 드는 일이다. 그 두려움과 힘겨움을 꾸준함으로 이겨내는 사람이 드물기에 성취하는 이가 드문 것이다.
“친구의 조언”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를 만났다. 나와 분야는 다르지만 이미 책을 쓴 저자 친구다. 책을 쓰고 출판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 말에 그 친구는, “야, 현우야, 잘 생각해 봐. 네 원고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 들, 출판사에서 네 원고에 관심을 가질 리가 있겠니? 그 사람들은 바빠. 이미 유명한 작가들 책을 내기에도 바쁘고, 외국 유명서적 번역해서 출판하면 쉽게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는데, 왜 네 원고를 읽고 앉아 있겠니? 아마 출판기획서도 제대로 보지도 않을 걸? 요즘 출판업계가 얼마나 불황인지는 알고나 있니? 너의 열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현실을 똑바로 봐야지.”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친구는, “현우야, 자비출판을 한 번 생각해 봐. 다들 처음 내는 책은 자비출판으로 한단 말이야. 그래서 이름이 좀 알려지면 두 번째 책은 기획출판으로 갈 수 있어.” 라며, 자기도 처음에는 자비출판으로 책을 내고, 두 번째 책은 기획출판으로 냈다고 했다.
그 날 그 친구를 통해 출판에는 자비출판과 기획출판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정말 출판과 관련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책을 내겠다고 덤빈 꼴이다. 간단히 말하면, 자비출판은 작가가 출판비용을 대는 것이고 기획출판은 출판사에서 출판비용을 대는 것이다.
`자비출판?` 잠깐 동안 자비출판을 고려해 보았다.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 내 책에 자신이 있었다. 두 번째, 출판사에서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책을 어찌 출판을 한단 말인가?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돈을 내고 내 책을 살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 친구는 안타까운 마음에 나에게 조언을 했다. 그 친구는 책을 낸 경험도 있었고, 출판한 책 덕분에 그 친구는 그 분야 전문가로서도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그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친구 말은 꽤 일리가 있었다. 완전 무명인 내 글에 누가 관심을 가져 줄 것인가 말이다. 그 때부터 나는 메일을 보낼 때 출판기획서와 더불어 아예 원고를 PDF 파일로 첨부해서 보냈다. 그 때까지는 ‘내 원고를 보고 누군가 베껴 쓰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출판기획서만 보냈었다. 그런데 친구 말을 듣고는 전혀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럴 필요도 그럴 시간도 없는 그들이 아니던가 말이다.
그 친구를 만난 이후에도 나는 출판사 몇 곳을 더 찾아 내었고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그것과 비례해서 답변 메일도 쌓여 갔다. 물론, 거절 메일이다. 중간 중간 출판기획서를 이리 저리 수정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출판기획서 뒷부분에 책의 내용을 잘 요약해서 첨부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아! 드디어 그 분이 오셨다”
그러기를 한 달여. 점심을 먹고 있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네, 빈현우 선생님 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저기 선생님, 혹시 원고 계약하셨습니까?” 아니, 이게 무슨 말이지? 순간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할 일을 하고 있었고 반드시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 굳게 믿고 있었건만 막상 ‘원고’, ‘계약’ 을 언급하는 전화를 받으니 마냥 담담할 수는 없었다.
“네, 아직 안 했습니다.” 애써 담담한 척 통화를 이어갔다. “그래요? 그럼 저랑 계약하시죠. 선생님.” 어라? 정말? “왜요?” 나도 모르게 그만 “왜요?”라고 되묻고 말았다. 그 쪽도 당황했는지 약간의 정적이 흐른 후, “선생님, 제가 어제 밤 선생님의 원고를 사장님으로부터 받았는데, 밤새도록 읽었구요. 지금 막 다 읽었습니다. 선생님, 감동입니다. 저랑 계약하시죠.”
‘아, 여러분, 눈치 채셨는가? 드디어 ‘그 분’이 오셨도다!’ 딱 한 달 만이다. 책을 쓸 때도 그랬다. 진도가 안 나가는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책을 써나갔다. 그 때도 한 달 만에 그 분이 오셨었다.
물론 그 분이 오실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믿었기에 꾸준히 쉬지 않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전화를 받고 그 분을 영접하고 보니 가슴이 쉴 새 없이 쿵쾅거리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해 보시라. 한 달 동안 수십 건 아니 어쩌면 백 건이 넘는 메일을 출판사에 보냈고, 수십 통의 거절 메일을 받았다. 충분히 낙담하고 절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그 와중에도 나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아무리 거절 메일을 받아도 내 마음 속에서는 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다. 전국의 교보문고에 내 책이 쫘악 깔려 있었다. 수십 명 앞에서 출판강연회를 하고 있었고, 출판강연회가 끝난 후 그들은 내 책을 들고 줄을 서서 사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 아니 확신이라기 보다 어쩌면 그것은 사실의 확인 수준이었다. 내 의식의 세계에 이미 실현되어 있는 사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 현실로 드러나게 될 사실. 그랬기에 나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 어떤 현실의 장벽도 나를 멈추지 못했다. 왜? 나는 미래를 보았으니까!
며칠 후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당당하게 계약금을 받았고 인세계약도 했다. 기획출판이다! 그리고, 이건 정황상 거의 확실한데, 출판업계에서 내 원고를 읽은 사람은 전화를 준 `그 분`이 유일했다. 그리고 내 원고를 읽은 단 한 사람이 감동을 받았다. 아시겠는가? 감동확률 100%인 것이다.
그는 내 원고를 읽어 내려가면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고 한다. 원고를 읽는 내내 긴장감이 느껴졌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원고를 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것이 책으로 나오는 것이다. 내 책은 그런 책이다. 그러니 베스트셀러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베스트셀러다!
그렇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도장을 찍은 그 날, 순간 정신을 차렸다. 계약서를 받아 들고 나오자 마치 꿈에서 깬 것 같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무언가에 홀린 듯 달려온 느낌에서 깨어났다. 현실인식이 된 것일까? 마치 어떤 힘에 이끌려 온 듯한 느낌. ‘이것이 과연 내가 해 낸 일이란 말인가? 정말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갑자기 감동이 밀려 왔다. 그렇다. 그건 현실이었다. 현실로 일어났다. 의식의 세계에 이미 실현된 미래는 온 몸과 마음을 열정으로 들끓게 했다. 그 열정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나를 달려가게 만들었고 그것은 현실이 된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원리다!
지난 몇 달을 돌아보았다. 지난 몇 달간의 나는 그 이전의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꿈을 꾼 것 같았겠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 지난 몇 달간의 나를 이끌고 온 것 같다. 완전히 다른 사람. 그렇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새롭게.
“일을 이루어 가는 원리”
어떤 일을 새로 시작했다고 해 보자. 처음 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잘 될까? 아니올시다. 그런 일은 이 세상에 없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처음 하는 일은 잘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무엇을 하든 처음은 서툴다. 만약 그 처음 하는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아마도 무수한 거절과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처음부터 잘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사실 하나는,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돌파한다는 것이다. 임계점을 돌파하는 순간부터 일은 술술 풀린다. 이런 사실을 알면 과정에 관계없이 미소 지으며 나아갈 수 있다.
출판사를 찾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었고, 어느 날 한 통의 전화 이후 계약이 이루어졌고, 계약금이 입금되었고, 몇 달 후 책이 출판되었다. 만약 몇 통의 거절메일에 실망하거나 상처를 받아 움츠리고 행동하기를 꺼려 했다면 책은 출판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책을 썼고, 그 책은 반드시 세상에 나와야만 했다. 아니, 이미 세상에 나와 있었다.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다. 그저 온 우주도 담을 수 있는 나의 의식의 세계에서 미래는 이미 실현되어 있었다. 나는 그저 미래가 현실로 오기를 기다리며 할 일을 묵묵히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두 번의 경험으로 나는 세상의 원리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미래가 먼저 온다.’ 내가 믿으면 그것은 현실로 온다. 믿음은 이미 실현된 그 어떤 것을 보는 것이다. 인간의 의지는 그 무엇보다 강해서 그 의지가 굳건히 믿으면 현실세계의 모든 것들이 그 의지가 실현되도록 돕는다. 그러한 믿음과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것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이 원리를 아는 순간, 세상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풀리기 시작한다. 생각해 보라. 만약 누군가의 노력으로 바다에 있는 물을 저 하늘로 끌어 올려서 비가 오게 한다고 생각해 보라.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연은 당연한 듯이 그 일을 해 낸다. 바로 자연스럽다는 것이 이런 것이다. 원리를 알지 못하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한다.
우리 인간의 일도 그런 것이다. 원리를 알면 힘든 일도 술술 풀린다. 의지를 가진 인간으로서, 상상력을 가진 인간으로서, 우리는 위대한 상상력으로 모든 것을 의식의 세계에서 실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의식의 세계에 확고히 자리잡으면 그것은 반드시 현실로 드러난다.
상상하는 모든 일들은 현실로 일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현실로 일어날 수 있기에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인간이 상상했던 모든 일들이 현실로 일어났듯, 지금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일들은 미래에 일어날 것이다. 인간의 상상 속으로 미래가 먼저 온다. 그리고 그 미래는 현실로 나타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상상에 믿음의 힘을 더하면 그것은 현실로 온다. 미래가 당신을 이끌기 시작한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공대를 졸업한 필자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되고 프로강사가 된다. 저서로는와 가 있다.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한국리더십센터 등에서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을 진행한다. 2달만에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스토리와 1년만에 앵콜강연 요청을 받는 프로강사가 된 열정의 비밀을 칼럼을 통해 연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