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농장에 찾아든 IT기술... 물 절약 기술 업체들 호황

캘리포니아에 사상 최악 가뭄이 시작되면서 IT기술 기반 물 절약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 반세기만의 가뭄이 찾아들어 IT기반 물 절약 업체가 호황을 거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농업계는 450억달러(51조8850억원)규모로, 물 절약이 가장 큰 화두다.

물절약 설비 전문 업체 프로그레시브그로어테크놀로지는 농약, 영양제 등을 고르게 분포하는 전기 충전식 타깃 스프레이를 만든다. 개당 2만~5만달러 사이다. 기존 화학식 스프레이 대비 물 사용량이 80%에 불과하다.

회사는 최근 대형 농장주를 잇따라 고객사로 유치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전년보다 30% 상승했다. 지난 4년간 성장률보다 3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윌리 하트만 회사 대표는 “모두가 물을 걱정하고,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장주들은 물을 포함해 농장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IT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동, 에너지 등 관련 업계 반발로 접목이 더뎠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지면서 아몬드, 올리브, 복숭아 등 작물을 재배하는 대형 농장을 중심으로 물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모아시스(Moasis Inc.)는 무독성 젤에 신기술을 접목했다. 흙이랑 섞으면 뿌리가 근처에 있는 물을 저장하고 서서히 뿜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위성 및 항공 사진을 활용해 농장주에게 작물 관개법과 농장 현황 정보를 알 수 있게 했다. 물 공급량을 관찰하는 설비는 포와우에너지(PowWow Energy Inc)가 만들었다. 이 설비는 관개 장비에 누수가 발생하면 이를 농장주에게 경고해준다.

캘리포니아에 사상 최악의 가뭄이 시작되면서 IT기술 기반 물 절약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물공급을 조절하는 무독성 젤을 개발한 모아시스(Moasis Inc.)의 로고.
캘리포니아에 사상 최악의 가뭄이 시작되면서 IT기술 기반 물 절약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물공급을 조절하는 무독성 젤을 개발한 모아시스(Moasis Inc.)의 로고.

캘리포니아 대학 유역과학센터가 지난달 수행한 예비조사에 따르면 이번 가뭄은 50만 에이커(acre) 이상 토지와 농업 관련 인력 1만8600여명 실업을 초래해 올해 경제적 손실만 27억달러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다. 농장주들은 작물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얼만지 알아내기 위해 땅 온도에서 기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측정해 IT업체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담까지 받는다. 다니엘 섬너 UC다비스(UC Davis) 농업경제전문가는 “업계는 단순히 물 절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며 “물 효율성을 높여 단위당 더 많은 작물을 만들어내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형 와인 제조사 테라토와인그룹(Terlato Wine Group)은 지난 2013년 말 튤테크놀로지스(Tule Technologies Inc)사의 새로운 시스템을 와인용 포도 공장 130에이커 규모에서 시험하기 시작했다. 개당 10에이커를 커버하는 유선 센서를 통해 실제 일별 물 소비량을 분석, 활용해 물을 증기로 공급한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물 사용량을 20% 줄이고 고품질 포도를 생산, 필요한 만큼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테라토와인그룹은 이 시스템을 연내 갑절로 확대할 방침이다. 튤테크놀로지스 센서는 개당 1500달러정도로 현재 320개 시스템 이상이 판매됐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