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자 수가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최근 1년간 27만가구에 달하는 시청자가 케이블TV 가입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IPTV·초고속인터넷 통신사 결합상품으로 아날로그 가입자가 대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윤두현)가 발표한 지난 5월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457만1851가구로 집계됐다. 전월(1457만5804가구) 대비 4000여가구 감소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가입자 수가 줄었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IPTV가 모바일을 앞세운 결합상품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케이블TV 가입자를 흡수하고 있다”며 “케이블TV는 가입자 수 감소, 홈쇼핑 수수료 갈등, 지상파 재송신 대가 분쟁 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송출 수수료와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사업자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다.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 매출도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홈쇼핑PP 업계는 최근 케이블TV사업자에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 ‘2014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홈쇼핑PP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 방송사업 매출 가운데 평균 30% 이상을 차지한다.
지상파 가입자당 재송신료(CPS)도 케이블TV를 압박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계속 줄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CPS 금액을 기존 280원에서 400원가량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오는 2017년까지 100%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문형비디오(VoD) 등 디지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케이블TV 가입자 당 매출(ARPU)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 디지털 전환율은 5월 기준 50.5%를 기록했다. 처음 50%를 돌파한 전월 보다 0.4%포인트(P) 늘었다. 지난해 5월 이후 월 평균 디지털 전환율이 0.5~0.6%P씩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2017년 100% 디지털 전환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사업자가 디지털 전환과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는 통신사 결합판매로 위축된 방송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공정경쟁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블TV 가입자 수 변화 추이(단위 가구)/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