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 규제당국이 국가 안보를 내세워 우려를 표명하면서 마이크론 측에서도 인수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중국 칭화유니그룹 인수 제안이 미 규제당국 우려 탓에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는 미 규제당국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이 거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에 인수가액 230억달러(26조6386억원)를 제안한 상태다. 마이크론이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칭화유니그룹이 중국 최신식 무기에 탑재되는 컴퓨터칩 국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칭화유니그룹으로의 피인수건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 CFIUS는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인수합병을 중단하게 할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주까지 칭화유니그룹도 마이크론 인수와 관련한 공식 제안은 하지 않은 상태다. 마이크론은 칭화유니그룹 제안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투자은행사로부터 조언을 구했다. 아직 투자은행사를 공식 고용한 건 아니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반 마지막 대형 D램(DRAM) 칩 제조사다. 대부분 개인PC에 들어가는 용도다. 마이크론 첨단 메모리 제조 기술이 칭화유니그룹에 흡수되면 중국 반도체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스텝토앤존슨(Steptoe&Johnson) 스튜어트 베이커 CFIUS 전문가는 “이 거래는 규제 당국 강도 높은 조사 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불가능하진 않다”고 내다봤다.
로이터 측은 CFIUS가 세 가지 관점에서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를 아예 중단시키거나 승인하는 방안, 혹은 사업부 인수를 비롯해 이 거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별도 조치를 취하는 방안 등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칭화그룹은 마이크론을 인수하기 위해 주당 21달러(약 2만4000원)를 제시한 상태다. 이는 보도 전 이 회사 주식 종가에 19.3% 프리미엄을 붙인 수치다. 당시 애널리스트는 칭화그룹이 제안한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고 분석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현지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업체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스프레드트럼을 총 16억달러(약 1조8531억원)에 사들이며 중국 핵심 반도체 업체로 거듭난 상태다. 이 회사는 시진핑 총리가 졸업하고 중국 중앙 정부가 뒷받침하는 칭화대학이 관리 중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