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소프트웨어(SW)프로그래밍 코딩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행사에는 6만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다.
#“과거와 달리 외산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입찰 과정도 투명해졌고요.” 공공 SW구축사업 수주에 성공한 한 중소SW업체 사장이 평가하는 시장 분위기다.
SW가 혁신과 성장, 가치창출 중심인 ‘SW중심사회’를 선언한 지 1년. 크고 작은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SW업계는 정부 SW정책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SW 제값 주기 정책을 구체적으로 시행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지목했다. SW기업 실적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SW를 공부하려는 학생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초·중·고교생에게 인기가 높다. 대학 SW 관련 학과 정원도 해마다 수가 늘어난다.
서홍석 한국SW산업협회 부회장은 “SW 인식이 변하고 SW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등 SW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SW 전반 인식개선을 주도한 것은 정부다. 정부는 지난해 7월 23일 민관합동 ‘SW중심사회 실현 전략보고회’에서 SW중심사회 주요 정책을 마련했다. 크게 ‘SW가치를 인정’하고 ‘SW인재를 양성’하자는 주제를 담았다. 이후 관계 부처와 민간이 합심해 범국가적 노력을 전개 중이다.
◇건강해진 SW생태계
제도개선 분야에서 정부 노력은 SW사업 가치인식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달리 말해 ‘SW 제값 주기’ 문화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두드러진 분야는 SW기업 수익성 향상이다. 이는 건전한 SW생태계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공공SW분야 SW개발 표준단가를 5년 만에 상향했다. 지난 2010년 49만7000원에서 올해 51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4.4% 높였다. 구조적으로 SW기업 수익성을 높인 조처다. SW업계 숙원인 상용SW 유지관리요율도 높아졌다. 공공부문 상용SW 유지관리요율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했다. 외산에 비해 인색한 국산SW 유지관리대가 지급 관행을 개선했다. 지방 중소 SW기업이 요구한 지자체 SW사업 최저입찰가격 기준을 60%에서 80%로 상향해 적정대가 수주 기반을 마련했다.
매월 개최하는 ‘민관 합동SW 태스크포스(TF)’ ‘제값 주기 협의TF’는 SW 제값 주기 정책 성공 모델로 손꼽힌다. TF에서 논의해 현재 51개 공공SW사업(1222억원)을 대상으로 제값 주기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말에는 ‘제값 주기 지침’을 작성·배포할 예정이다.
정부 주도 개선작업을 보완하기 위한 민간 차원 모니터링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해 말 민관합동 SW모니터링단을 발족하고, 공공과 민간 SW시장 비정상 관행을 제거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총 70건 제보를 접수하고 69건을 처리했다.
[표]모니터링단 제보와 조치 내용 사례
◇현장중심 애로사항 해결
SW산업 역시 법·제도 준수 여부를 주도하는 곳은 발주기관이다. 정부는 발주관행 개선으로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도모한다.
당장 올해 공공 SW사업 공공기관별 법제도 준수율을 공개하고 정부 업무평가에 지표를 반영키로 했다.
고질적 불공정 관행은 법적으로 정비했다. 분리발주가 대표적이다. 조달청과 협의해 조달청 쇼핑몰 등록 SW는 모두 분리발주 대상에 포함했다. 제외 제품은 자의적 제외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 검토한다.
하도급 제한제도 신설은 상대적 약자기업 이윤증대 기반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해 △원도급자의 50% 하도급 금지 △재하도급 금지 △공동수급 활성화 등을 명시했다.
공공 SW사업 민간시장 침해 방지는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항목이다. 정부는 국가정보화 시행계획에 SW영향평가를 반영했다. 공공정보화사업 기획 단계부터 민간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부정적 영향으로 평가하면 해당 발주기관에 발주제고를 권고한다.
동시에 SW발주기술지원서비스 제공으로 공공기관 발주 전문성을 강화한다. 지난 5월 발주기술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상세 요구사항 도출, 제안요청서 작성, 사업규모, 비용산정 지원 등 공정한 수·발주체계 확립을 도모한다. 올해 50여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SW친화적 문화조성
SW를 바라보는 국민 시각이 달라졌다. 지난달 개최된 ‘SW야, 놀자!’ 주간에는 학생과 학부모 6만여명이 참여했다.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해 컴퓨터 게임하듯 자연스럽게 SW 원리를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울지역 한 교사는 “학생들이 매우 좋아하는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며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SW에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SW업계 유명 인사를 학교로 초청, 학생들에게 SW 중요성과 가치인정 필요성을 강연한다. 지난해 12월 미래부 2차관 강연 이후 릴레이 추천방식으로 격월 3명씩 강연한다. 강의는 기대 이상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SW 친화적 문화 확산을 위해 민간과 협력한 SW교육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주니어 SW아카데미’를 운영해 오는 2018년까지 초·중등학생 4만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는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코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SW창의캠프·SW선도학교 등 정부 지원사업 수혜를 받지 못한 학생에게 SW교육 체험기회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해 직접 만들어보는 ‘SW창의캠프’는 올해부터 1500명 이상 참여하는 전국 규모 행사로 확대된다. 연말에는 미국과 유럽 코드주간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SW교육주간’도 개최한다.
[그림]SW중심사회 개념도
[그림]SW중심사회 선언 후 1년 성과
[표]공공SW사업 법제도 개선실적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