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은 왜 핀란드 신생벤처에 30억원을 투자했나?

SK플래닛이 300만달러 큰돈을 이름도 생소한 핀란드 실내측위기술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확도가 뛰어나고 운용비용을 크게 줄인 기술로 O2O 등 실내측위 시장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플래닛은 핀란드 인도어아틀라스(IndoorAtlas)에 300만달러(약 30억원)를 투자하고 국내 독점 기술사용권을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인도어아틀라스는 2012년 핀란드에 설립된 신생 벤처다. 실내측위 관련 3건 특허를 보유했고 17건을 출원 중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업체 ‘바이두’가 지난해 10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도어아틀라스의 실내측위 기술은 와이파이 접속포인트(AP)나 비콘을 활용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지구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사전에 특정 건물의 자기장 지도(fingerprint)를 작성해놓고 스마트폰에서 자기장을 측정해 현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정밀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도어아틀라스에 따르면 이 기술은 오차범위가 최고 12m에 달하는 와이파이 AP 방식과 달리 2m밖에 오차가 나지 않는다. 6배 이상 정확도가 높은 것이다.

무엇보다 와이파이 AP나 비콘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도 실내측위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설치범위가 넓고 운영비용이 크게 절약된다. AP나 비콘이 없는 곳에서도 최초에 자기장 지도만 작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기장 지도 작성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

1만2000㎡ 크기 실내에서 3년 간 운영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은 와이파이 방식이 7만6000달러(8700만원)지만 인도어아틀라스 방식은 4000달러(460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 19배 차이다.

SK플래닛은 이 기술을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서비스(O2O) ‘시럽’에 적용할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하는 복합쇼핑몰 전용 서비스 ‘시럽가이드’에도 접목해 위치기반서비스(LBS)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외에서 와이파이나 비콘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실내측위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기장 방식까지 등장하면서 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앞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와이파이와 자기장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실내측위 기술을 도입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실내LBS 시장규모는 2016년 60억달러(약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서성원 SK플래닛 사업총괄은 “일상생활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인도어아틀라스가 제공하는 실내위치정보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SK플래닛이 제공하는 O2O서비스에 기반기술로 적용해 진일보한 쇼핑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