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풀어쓴 대중도서 나왔다...`양자우연성`

양자역학 풀어쓴 대중도서 나왔다...`양자우연성`

도서출판 승산은 양자역학 원리를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식을 배제하고 최대한 쉽게 설명한 대중적 도서 ‘양자우연성’을 펴냈다. 대중적 도서이긴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승산에 따르면 이 책 저자인 니콜라스 지생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양자암호통신 업계의 중요한 기업 중 하나인 IDQ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2009년 양자역학의 근본적 문제와 그 응용에 관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존 스튜어트 벨 상의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력한 노벨상 후보이기도 하다.

지생 박사는 이 책에서 1964년 영국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이 증명한 ‘벨 정리’를 기반으로 얽힘·비국소성·중첩이라는 양자(量子·quantum)의 3대 성질을 소개한다.

특히 얽힘(entanglement)과 비국소성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영어 ‘entanglement’는 얽힘, 말려듦 등의 뜻을 가졌다. 양자상태인 두 개의 입자는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한쪽의 변화가 다른 쪽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 즉 ‘말려드는’ 것이다. 더욱이 이 즉각적인 변화는 어떤 매개물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처음 이야기한 ‘국소성의 원리(principle of locality)’ 원칙에 위배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는 절대 서로에게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없어야 하는 게 상식인데, 양자역학에선 이 상식이 무너지는 것이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석좌교수는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며 아인슈타인은 비국소적 상관관계를 허용할 수 있는 양자역학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 책 저자인 지생 박사는 1997년 실험을 통해 비국소적 상관관계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물리학의 법칙을 벗어난 듯 한 양자역학의 세계는 결정적으로 ‘통신’의 관심을 끌었다.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의 성질을 이용하면 절대적으로 안전한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이 양자암호통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연내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미 2011년 종합기술원에 ‘퀀텀 테크 랩’을 개설하고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CTO)은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 등의 천재과학자조차도 양자역학을 난해하다고 생각했다”며 “스위스의 지생 교수는 일상의 예제들에 대한 문답 형식을 통해 양자역학을 쉽고 명쾌하게 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