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판매가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닛케이신문은 미쓰비시자동차가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생산 공장 매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고용 승계를 조건으로 다른 회사와 매각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2008년 유럽, 2012년 호주에 이어 미국 생산 중단을 마지막으로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생산을 모두 철수하게 됐다. 대신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생산을 확대한다. 회사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신공장 건설 계획과 필리핀 포드자동차 공장 인수 등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미쓰비시자동차가 10년여 간 진행된 구조조정 마지막 단계로 미국 생산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큰 미국 시장이지만 회사는 판매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판매 점유율은 1% 미만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와 경쟁하기보다 점유율이 더 높은 아시아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생산 철수에 보다 유리한 시기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1359억엔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실적에 어려움이 없어 구매자를 찾는데 보다 수월할 것이란 해석이다.
미쓰비시자동차 미국 공장은 지난 1988년 크라이슬러와 합작 설립해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미쓰비시자동차 자회사다. 지난 2002년 연 20만대 이상을 생산했지만 미국 판매 부진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 고전에 현재는 세단 등 북미 전용 차량 생산을 중단했다. ‘아웃랜더 스포츠’ SUV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생산능력 연간 12만대 중 절반만 생산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