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험가입률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늘었다. 보조금 제한으로 단말기 구입비용이 증가했고, 한 단말기를 장기간 사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분실 또는 파손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26일 이동통신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단말보험 가입률이 올해 들어 크게 증가했다. KT 단말보험 가입률은 50%를 넘었다. 지난해 10월 35% 수준이던 월간 가입률이 올 2월에는 40%대를 넘더니 4월 이후 줄곧 51%를 기록 중이다. 신규 및 기기변경 가입자 절반이 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이 보험은 월 최고 5700원(갤럭시S6·아이폰6 기준)을 내야 하는 유료서비스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0월 이전 30%에서 현재 35% 수준으로 보험 가입률이 증가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단말보험이 인기인 이유로 ‘장기 실사용자’ 증가를 들었다. 비싼 단말기를 2년 약정기간 동안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전에는 보조금이 크게 실리는 이른바 ‘보조금 대란’ 등 기회를 이용하면 새 휴대폰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위약금 부담도 적었다. 하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를 옮겨다니며 ‘휴대폰 쇼핑’을 하는 게 힘들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전 26% 수준이던 기기변경 비중은 50.6%로 증가한 반면에 39%이던 번호이동은 23.8%로 줄었다.
이동통신사가 새로운 보험상품을 내놓은 전략도 주효했다. 아이폰6, 갤럭시S6, G4 등 제조사 프리미엄폰이 잇따라 출시되는 시점과 맞물려 보상범위를 넓힌 새로운 보험을 내놓은 것이다. KT는 3월 말 ‘올레 안심플랜 시즌3’를 내놨다. 분실·파손 보상은 물론이고 무사고 고객이 단말기를 팔 때 일정금액 반환금도 준다. LG유플러스도 4월 혜택을 강화한 ‘폰케어 플러스’를 선보였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 부사장은 “가치 있는 고가 물건을 구입할 때 사람들은 보험을 든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이를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보험 가입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