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갤럭시A8 출시···중저가폰 시대 활짝

30~40만원대로 부담 경감...제조사 "점유 확대" 전략 맞물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도 중저가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프리미엄폰만 선호하던 소비 경향 물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봄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삼성전자 최신 중저가폰 ‘갤럭시A8’도 초반 반응이 뜨겁다. 중저가폰 성능 향상, 고가 단말에 소비자 부담감 증가, 제조사 점유율 확대 전략 등이 맞물리며 중저가폰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일으킨 중저가폰 돌풍이 갤럭시A8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갤럭시A8모델의 경우 예약가입 기간 중 일시 품절되기까지 했을 정도다. 사진=삼성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일으킨 중저가폰 돌풍이 갤럭시A8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갤럭시A8모델의 경우 예약가입 기간 중 일시 품절되기까지 했을 정도다. 사진=삼성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일으킨 중저가폰 돌풍이 갤럭시A8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예약가입 기간 중 일시 품절됐던 갤럭시A8 골드 모델.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일으킨 중저가폰 돌풍이 갤럭시A8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예약가입 기간 중 일시 품절됐던 갤럭시A8 골드 모델.

SK텔레콤은 지난 24일 전국 4000여 대리점과 판매점, T월드다이렉트에서 갤럭시A8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A8는 올해 출시된 중저가폰 중 최고 성능과 기능을 갖췄으면서 30만~4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얇은 갤럭시(5.9㎜)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예약가입 기간(21~23일) 중 골드 모델이 일시 품절되면서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600만 화소 카메라, 3050㎃h 배터리 등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고객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유통망에서도 오랜만에 고객에게 권할 강점이 많은 프리미엄급 중저가폰이 나왔다며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A8는 삼성전자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E·J모델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A5와 A7, 갤럭시 그랜드 맥스를 비롯해 최근 갤럭시J5까지 중저가 모델을 연이어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밴드 플레이, 마그나, 볼트, G스타일로, 벨로(글로벌) 등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부채질했다.

중저가폰 돌풍을 일으킨 것은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 그랜드 맥스다. 출고가 31만9000원으로 4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1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1300만 화소 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스펙과 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70만대 이상 팔렸다. 갤럭시S6와 G4가 출시된 이후에도 주간 판매량에서 꾸준히 1·2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휴대폰 정보공유 사이트 뽐뿌의 한 네티즌은 “갤럭시 그랜드 맥스는 터치감도 좋고 무척 만족스럽다”며 “특히 배터리가 오래가 부모님이 쓰기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출고가 59만9000원인 ‘갤럭시노트3 네오’는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 제한이 풀리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히트작인 갤럭시노트3 기반으로 제작돼 프리미엄급 성능까지 갖췄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판매 순위 톱10 전체의 96%에 달하던 프리미엄폰 비중이 최근 80%까지 낮아졌다. 반면에 38만원 이하 저가폰은 0%에서 18%로 늘어났다.

중저가폰 인기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고가 단말 구매에 부담을 느낀 고객이 중저가폰으로 이동하고 있다.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성능의 중저가폰이 등장하면서 ‘비싸서 어쩔 수 없이 이동한다’는 인식이 ‘꽤 쓸 만하다’로 바뀌는 분위기다.

제조사 시장점유율 경쟁도 중저가폰 확산 배경 중 하나다. 중저가폰은 프리미엄폰보다 수익성은 낮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는 필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8를 제작한 목적도 중국 제조사와 경쟁을 위해서다.

정연승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출고가 변화 및 제조사 전략 제언’ 보고서에서 “단말기 성능 상향 평준화, 저가폰 라인업 강화, 단통법의 저가폰 지원금 개선으로 당분간 저가폰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중저가폰 수요가 증가세다. 시장 성숙기에 접어든 선진국과 달리 중저가폰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안소니 스카셀라 IDC 리서치 매니저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1.6% 성장했는데 이는 프리미엄폰 때문만은 아니다”며 “여러 핵심 시장에서 중저가폰이 꾸준히, 풍부하게 팔리는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IDC가 200개 이상 스마트폰 브랜드를 관리하는데 상당수가 중저가 모델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호천기자·김용주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