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에너지 신산업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시장 참여 사업자와 절전 고객,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전력수급 안정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본지에서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그동안 성과와 주요 사업자 시장 운영 현황 등을 살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고 있는지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2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통해 절약한 전기가 17만8283㎿h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 인구가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절약해 되판 것으로, 시장이 개설된 지 8개월, 첫 가격경쟁 낙찰이 있은 지 6개월 만의 성과다. 전력거래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요관리사업자와 유기적인 협업으로 꾸준히 운영제도 등을 개선해 거둔 정부 3.0 결과물이기도 하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에너지 신산업 중 가장 먼저 출발한 새로운 형태 전력 거래 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발전소에서 발전한 전력만이 경매를 거쳐 낙찰 후 거래됐지만 수요자원은 사용자가 아낀 전기를 사고판다.
출범 당시는 시장 활성화와 기존 발전사업자의 경쟁 부문에서 우려가 제기됐지만 처음 11개 수요관리사업자가 15개로 늘어나고 이들이 모집한 절전 참여 고객들도 861개에서 1323개로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실적도 늘고 있다. 1월과 2월을 합쳐 8건에 불과했던 경제성 수요자원 거래 횟수는 3월 들어 91건으로 크게 상승했었다. 경매시장 낙찰량도 두 달을 합쳐 156㎿h에 불과했던 것이 3월 한 달에만 2731㎿h를 기록할 정도로 늘었다. 4월에는 사업자 입찰가격 제한이 완화되면서 313건이 시행되고 2만6617㎿h가 낙찰되는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6월 들어서는 낙찰량이 감소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993㎿h 기록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올여름에는 무더위에 갑자기 늘어나는 전력피크에 대응하는 수급자원 역할도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18일에도 갑자기 몰아친 한파에 전력사용량이 급등했지만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가동해 전날인 17일 동시간대 대비 최고 석탄화력 3기에 달하는 166만㎾ 전력수요를 감축한 바 있다.
수요자원 거래시장 활성화는 에너지 신산업 기초 플랫폼 정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너지 자립섬과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대여, 전기차 등 다수 에너지 신산업 모델이 에너지 사용절감과 함께 아낀 전기 수익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8개월간 시장 운영을 통해 수요자원이 고비용 발전기 대체로 전력 공급비용을 낮추고 전력피크 감소 등 당초 예상했던 긍정적 효과를 하나 둘씩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활성화와 선진화를 위해 사업자 의견을 반영한 ‘수요자원 거래시장 V2.0’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나아가 전원설비 건설 억제 효과와 함께 에너지 신산업 선도사업의 역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 수요자원 월별 시행현황/자료:전력거래소>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