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27> 시장, 도저히 뚫고 들어갈 길이 없다

▲오늘의 고민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나 사장, 요즘 고민이 많다. 국내외 대형 커피 전문점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유명 커피 전문점들은 모두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고, 매장도 넓고,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 성공 공식을 모두 갖춘 셈이다. 나 사장도 이런 성공 공식을 따르고 싶지만 여력이 안 된다. 무리해서 투자를 한다 해도 대형 커피전문점과 정면승부에서 이길 확률은 높지 않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고래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국내 커피 전문점 이디야커피. 2001년에 문을 연 이 브랜드는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국내외 대형 커피전문점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대형 브랜드의 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대신 이디야커피는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딱 하나의 ‘가치’에 집중했다. 그것은 바로 ‘저렴한 가격’. 그렇다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제품 품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디야커피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성공 조건을 사정없이 가지치기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겠다.

우선, 대로변에 위치한 매장을 포기했다. 원래 이런 매장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다른 회사는 입점 경쟁을 펼친다. 그러나 이디야커피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것은 바로 비싼 임차료 때문이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임차료가 저렴해지고, 덕분에 커피 가격을 30~40% 낮출 수 있다. 그래서 이디야커피는 아예 뒷골목만 골라 들어가 매장을 열었다. 물론 접근성은 떨어졌다. 그러나 손님은 떨어지지 않았다. 의외로 접근성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끼는 손님이 많았던 것이다. 주로 20·30대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 이디야커피를 찾아 골목을 누볐다. 그들은 가격 대비 맛, 즉 가성비를 따져가며 이디야커피에 열렬히 환호했다.

둘째로, 넓고 화려한 매장을 포기했다. 대형 커피 전문점은 경쟁하듯 매장을 넓히고,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지만 이디야커피는 그런 것을 싹 다 무시했다. 오히려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매장 크기를 과감하게 줄였다. 대형 커피 전문점 매장과 비교해보면 약 4분의 1밖에 안 되는 20평 정도로 제한해버린 것이다. 매장이 작아지니 운영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인테리어에도 돈이 별로 안 들지 않게 됐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투자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창업자들이 서로 점포를 열겠다며 찾아왔다. 그 결과 이디야커피는 1500개가 넘는 매장을 거느리게 됐다.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목골목에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이디야커피. 결국 어디서든 쉽게 눈에 띄는 커피 전문점이 된 것이다. 이렇게 이디야커피는 일반적인 성공 공식을 버리고 ‘저렴한 가격’ 하나로 밀어붙여 창업 10여년 만에 매출을 무려 30배나 키웠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 회사도 막대한 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고래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같은 조건으로 정면승부를 벌이기 어렵다면 딱 하나의 가치에만 집중하기 바란다. 저렴한 가격 하나만을 앞세운 이디야커피처럼 나머지 곁가지를 과감히 쳐낸 모습에 박수를 쳐줄 고객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정리=진동옥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