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와 불안에 떨었던 지난 6월 한 달간, 플리어시스템 모든 임직원은 메르스 관련 대응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열영상 카메라가 검역보조 장비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문의와 주문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6월 중순부터는 하루에 몇 백통 문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문의처도 초기에는 공항에서부터 점차 병원, 일반 기업체, 나중에는 개인까지 다양해졌다.
메르스 사태로 열영상 카메라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때에도 열영상 카메라가 관심을 끌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주목받지는 못했다.
열영상 카메라가 각광받은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한번에 많은 인원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비접촉 방식이라 발열 측정 과정에서 혹시 모를 감염 우려나 심리적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열영상 카메라가 발열 측정 보조 장비로 활약하면서 널리 알려진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열영상 카메라에 잘못된 인식이 심어질까 하는 우려도 있다. 두 가지만 짚어보자.
우선 메르스와 관련해 열영상 카메라를 다룬 보도를 살펴보면 ‘메르스 확산방지 열영상 카메라’라는 표현이 종종 눈에 띄는데 실제로는 발열을 측정하는 장비다. 열영상 카메라는 단순히 발열 여부를 측정해 감염 추가 진단이 필요한 사람을 판별하기 위한 보조 장비로 활용됐을 뿐이다.
다른 하나는 열영상 카메라는 산업용 장비라는 점이다. 산업 분야에서 열영상 카메라를 활용하면 열과 관련한 문제점을 신속히 찾아 더 큰 피해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폐쇄회로 카메라는 화재가 발생한 장면을 모니터로 확인한 후에야 관리자가 사후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반면에 열영상 카메라는 화재발생 이전의 온도 상승을 감지해 사전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예컨대 한국남동발전은 당진 화력발전소(DCFPC)에서 석탄 컨베이어 시스템 자연 발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열영상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화재 경보 시스템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유럽의 물류 및 유통회사 트랜스폴은 차량 연료로 사용하는 천연가스 폭발 사고 예방을 위해 프랑스-벨기에 국경 근처의 천연가스 저장고에 열영상 카메라를 활용한 경보 시스템을 설치했다.
기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열영상 카메라 관련 기술은 이전보다 크게 진화했다. 센서와 렌즈 등 다양한 부품 고성능화, 소형화에 힘입어 카메라 자체도 갈수록 소형 경량화하는 추세다. 기능은 예정보다 훨씬 강력해졌지만 비용은 오히려 저렴해지고 있다.
이러한 발전 덕분에 열영상 카메라는 전기점검, 건물진단, 가스탐지, 화재감시, 자동화시스템 같은 전통적인 영역에서 보안감시, 해상, 연구개발, 모바일 및 휴대용 장비, 사물인터넷(IoT), 로봇 산업, 자동차 산업,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홈 관련해서는 IT 및 네트워크 기술과 접목해 반려동물이나 어린이, 환자, 장애인 보호용 모니터링 장비로 열영상 카메라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사후처리는 예방에 비하면 인적, 경제적 손실이 큰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뒤늦게’ 대응하는 것이 ‘미리’ 막는 것보다 좋을 리 없다. 열영상 카메라 기반 사고예방 시스템으로 많은 기업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해동 플리어시스템 한국지사장 Flir@flir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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