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아도 모바일 기기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메시징 앱이 화제다. 세계 각국 시위 현장에서 빛을 발한 데 이어 경제적 이유로도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연결 없이 모바일 기기로 문자를 송수신하는 오프라인 메시징 앱 ‘파이어챗(FireChat)’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전했다.
보통 문자 메시지는 뮤직페스티벌이나 경기장 등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송수신이 잘 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트래픽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높은 산, 비행기, 유람선 등에선 셀룰러 통신 자체가 터지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을 수 없기도 하다.
파이어챗은 일명 ‘메시 네트워킹(mesh networking)’이라는 신기술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굳이 인터넷에 연결시키지 않아도 무선으로 서로 통신한다.
구동 방식은 이렇다. 휴대폰에서 파이어챗을 실행하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안테나를 통해 해당 메시지를 최대 200피트 거리에 있는 다른 전화기로 보낸다. 메시지 수신자 스마트폰에 도달할 때까지 해당 내용이 암호화돼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파이어챗 앱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이 도시 전체 5%가량일 때 복잡한 지하철역 인근을 기준으로 통상 10~20분이면 메시지가 전달된다.
파이어챗은 스타트업 오픈가든(Open Garden)이 만들었다. 이전까진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그룹 채팅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최근 처음으로 특정인과 비공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비싼 로밍 요금제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해외 여행객이 가족 위치를 찾거나 할 때 이 앱을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비행기 전용 인터넷 유료 상품인 ‘고고 인터넷 플랜(Gogo Internet plan)’에 가입하지 않아도 양 끝에 떨어져 앉아있는 사람끼리 대화가 가능하다.
미샤 베놀리 오픈가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어떤 이동통신사와도 대적할 수 있는 네트워크 통신을 제공한다”며 “완전히 새로운 라우팅(routing) 형태로, 앱을 설치한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이동통신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굳이 값비싼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사람만으로 동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파이어챗은 이미 개발도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기존 방식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접속하려면 통상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언론 자유가 줄어든 지역이나 인터넷 트래픽을 검열, 감시하는 곳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이미 파이어챗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대만 해바라기 학생 운동과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이 차단된 이란 등에서 적극 활용됐다.
파이어챗 앱은 현재 전 세계 500만여명이 다운로드받은 상태다. 대다수는 미국, 이란, 홍콩에 있다. 사용자들은 채팅방을 만들어 온라인 및 오프라인 환경에서 이 앱을 이용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이어챗은 기존 이동통신 자체를 요구하지 않아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