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네이버·카카오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을 그만두고 ‘맛집’ 연구에 빠졌다.
맛집 추천서비스 ‘망고플레이트’는 취미가 본업이 돼버린 네 명의 공동창업자가 손잡고 만든 회사다. 주인공은 김대웅 대표, 오준환 최고경영책임, 유호석 이사, 노명헌 이사다. 김 대표와 유 이사는 KAIST 전산학 석사 동기였고 오 이사와 노 이사는 시카고대 선후배 사이였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만난 네 사람은 ‘맛집’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김 대표는 “네 명 모두 술도 잘 못하고 맛있는 식당 가는 것을 좋아해 처음에는 취미 삼아 시작했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맛집 정보를 주변과 공유하고자 시작했던 것이 점점 밤을 새우며 개발하는 일이 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팬택과 네이버에서 개발을 담당했던 김 대표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카카오, 애플에서 일하던 세 사람이 차례로 뭉쳤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옐프’와 ‘타베로그’라는 식당 정보 서비스가 있었다. 한국은 네이버의 ‘윙스푼’ 사업 철수 이후 맛집 정보 서비스는 무주공산 상태였다. 망고플레이트는 식당 정보를 모으는 데서 나아가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대표는 “미국만 해도 식당 정보를 다 취합하면 100만개 정도인데 한국은 식당 정보가 50만개에 이른다”며 “이마저도 제대로 정리된 게 없어 일일이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망고플레이트는 2013년 4월에 창업해 2년 만에 앱 내려받기 150만건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푸드테크’ 투자 바람에 힘입어 최근 퀄컴벤처스를 비롯해 소프트뱅크벤처스, YJ캐피털 등 미국, 한국, 일본 투자자로부터 총 67억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았다. 공동 창업자 네 사람이 모두 인터넷, IT 전문가임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푸드테크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내다봤다. 식당 추천, 예약, 광고, 결제까지 다양한 사업 가능성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도 빅데이터 연구를 바탕으로 보다 고도화된 추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맛집 정보는 ‘먹방’ ‘쿡방’처럼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크지만, 정보성 콘텐츠 제공 역할도 하기 때문에 중립성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광고 제안이 지속적으로 있지만 적용하지 않는다”며 “과거 맛집 정보 서비스는 시스템을 갖추기도 전에 섣불리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도 일했지만 스타트업이야말로 내게 진정한 ‘꿈의 직장’”이라며 “잠들기 직전까지 내일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지 고민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