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자소자 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흑린을 반도체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나노구조물리연구단 연구팀이 성균관대와 공동으로 흑린을 이용해 새로운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또 흑린이 2차원 반도체 소재 중 전자이동도가 가장 큰 물질이라는 점도 처음 밝혀냈다.
흑린은 그래핀처럼 2차원 층상 구조를 갖고 있어 반도체 박막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공기와 반응속도가 빨라 성질이 불안정하고 반도체 성질을 갖도록 제어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알루미늄을 접합금속으로 사용해 흑린 두께를 조절하고 물성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흑린을 쓴 고성능 N형(전자 제어) 반도체를 구현했다.
흑린 박막 두께가 두꺼워지면 전자 제어(N형) 뿐 아니라 정공 제어(P형)도 가능한 N-P 접합형 반도체도 구현할 수 있다는 내용도 함께 규명했다. 접합 금속과 두께 제어를 통해 흑린을 N형, P형 운반자를 갖는 반도체 박막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증명했다.
또 흑린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자이동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영희 단장은 “실리콘처럼 아주 흔한 물질인 흑린을 새로운 2차원 나노물질 박막소재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며 “향후 대면적 합성 기술 개발이 실용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3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