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원전해체 기술 확보 나섰다

고리1호 원전 폐로가 결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원전해체 기술’ 확보에 전력그룹사가 뛰어들었다.

한국전력기술, 원전해체 기술 확보 나섰다

한국전력기술(사장 박구원)은 독일 E.ON테크놀로지스와 원전해체 기술전수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원전해체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나섰다. 한전기술은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모델인 APR1400 설계 등을 도맡아온 곳으로 설치기술뿐 아니라 해체까지 기술영역을 넓히게 된다.

기술협력 첫 단계로 한전기술은 E.ON테크 원전해체 전문지식과 경험, 해체과정 처리 노하우를 전수받을 예정이다. 단계별로 △E.ON테크 해체 전문가와 집중 워크숍 △핵심기술에 관한 독일 현지 실습교육 △원전해체 현장실습 교육 △핵심 해체 기술자료 이전 등이 이뤄진다.

E.ON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140조원에 이르는 독일 최대 전력회사로 독일·스웨덴에 17기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뷔르가센(W〃rgassen)원전과 스타드(Stade)원전 해체를 완료해 부지 정지만 남겨둔 상태다. 이미 영구정지된 이사르(Isar)원전 1호기와 운터바쩌(Unterwasser)원전, 올해 말 영구정지될 그라펜하인펠트(Grafenheinfeld)원전 해체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원전해체 수행경험 전수와 잠재적 사업참여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 전수계약은 우리나라 원전해체 돌입에 대비해 해외 원전해체 경험기업으로부터 실질적 기술을 전수받는 첫 번째 사례여서 주목된다. 당면한 고리 1호기의 안전하고 영구적인 해체를 위해서도 기술적으로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 자체로도 원전해체를 위한 일부 자립기술을 갖고 있다. 완전해체와 환경복원까지에 필요한 총 38개 기술 중 분사연마 제염, 콘크리트 폐기물 안정화 등 17개 기술을 확보 중이지만 고방사성 폐기물 안정화, 해체 안전성 평가, 광역 오염 확산 억제 등 21 핵심 기술은 아직 연구 중이다.

한전기술은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미확보 핵심 기술 개발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실습 교육을 통해 실제 적용기술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도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해체기술을 보유한 곳은 독일 이외에도 러시아와 일본 등이 있지만 경험과 기술 수준으로 볼 때 E.ON이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기술이전 계약은 1년으로 성과를 검토한 후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원전해체에 필요한 선진 해체기술과 사업경험 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 기술개발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해체해야 할 지구촌 원전이 400기에 달하고 전체 시장규모는 1000조원에 이른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