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등장으로 센서가 산업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유연한 구조 ‘소프트센서(soft sensor)’가 각광받고 있다. 소프트센서는 직경 수밀리미터(mm) 크기로 소형화하거나 종이 형태 신축성 소재로 제작이 가능하다. 적용분야는 웨어러블뿐 아니라 스포츠·헬스케어·자동차·가상(VR)현실 등 무궁무진하다.
스포츠산업에서 신축 센서를 사용하면 신체 움직임, 근육 수축, 호흡 속도, 부상 위험 등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생체기계학적(bio-mechanical) 데이터까지 얻을 수 있다. 스타트업 히토코(Heddoko)가 개발한 운동복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직물 형태 신축형 센서 ‘스트레치센스(StretchSense)’를 의류에 결합시켰다. 신체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운동선수에게 알려준다.
지금까지 대부분 제품은 생체 데이터를 순수하게 모니터링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 신발 산업에도 접목가능하다. 무선기술과 결합하면 운동선수가 운동장을 떠나지 않고도 자신의 활동량 결과를 즉각 받을 수 있다.
헬스케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소프트센서가 가진 무선 기능과 착용 가능성은 실시간 원격의료를 가능케 한다. 가정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수 있다. 지속적 물리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겐 맞춤형 운동 상태 정보를 제공한다.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최근 소프트센서를 활용해 엄지와 새끼손가락 근처에 각각 하나씩 손가락을 더해 총 7개 손가락을 지닌 ‘일곱 손가락 로봇(7 finger robot)’을 만들었다. 사람이 가운데 위치한 장갑 형태 부분에 손을 넣어 사용한다. 장갑 위에 부착된 소프트센서가 손 움직임을 감지해낸다. 이를 통해 노인 및 장애인 환자가 스스로 물건을 이전보다 쉽게 손에 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산업군에서도 소프트센서는 높은 잠재력을 자랑한다. 차량 상태나 안전성을 측정하는 데서 한 발 나아가 차량 탑승자에게 더 안전하고 편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차량 시트에 내장시켜 운전자가 앉는 방식, 무게 중심, 자세 등의 정보를 얻어 활용한다. 성인이나 아이 등 탑승자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붙어 있는 에어백도 이런 정보로 사고 시 터지는 압력, 높이 등을 조절 가능하다.
테크크런치는 “인식해야 하는 대상이 바뀐 만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센서로 중심축을 이동시켜 이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다면 비로소 우리는 거대한 기술적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