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9개월 만에 성과다. KT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전국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3월 기가와이파이홈을 선보였다. 5개월 동안 20만명 수준이던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기가와이파이홈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30만명이나 급증했다. 유선과 무선인터넷을 함께 쓰려는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킨 결과다. 기가인터넷은 기존인터넷(최고 100Mbps)보다 속도가 열 배 빠르다. 기가인터넷 대중화는 그런 점에서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 콘텐츠와 서비스의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 개발이 활기를 띠는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 등도 앞으로 빨라진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가동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기가인터넷을 시작으로 현재 논의가 한창인 5세대(5G) 이동통신 구축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제2의 인터넷 혁명의 시발점인 셈이다. KT가 기가인터넷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황창규 회장의 뚝심 때문이라는 평가다. 황 회장은 지난해 5월 앞으로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유·무선 통합 기가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기가토피아를 제시했다. 이후 기가UHD TV(2014년 9월)-기가인터넷(10월)-기가와이파이홈(2015년 3월)-기가LTE(6월)로 이어지는 기가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메모리에서 ‘황의 법칙’을 만들었다면 통신에서는 ‘기가토피아론’을 창출한 셈이다.
하지만 기가인터넷이 순항하려면 지속적인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고속도로가 깔리더라도 이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KT는 이 때문에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예를 들면 집집마다 깔린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이용해 차별화된 홈IoT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될 때만 기가인터넷은 진정으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제2의 인터넷 혁명을 끝까지 밀어부치는 뚝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