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600억달러 규모 ‘화물운송’ 산업에 실리콘밸리 투자가 시선이 모인다. 이제 막 IT화가 시작돼 잠재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실리콘밸리 대형 투자가가 화물운송 관련 스타트업에 연이어 투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전했다. 화물운송 업계는 글로벌 무역 시장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아직 상당수 업체는 전화나 팩스에 기반을 두고 주문을 받거나 심지어 이메일로 받고 있어 고객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벤처캐피탈 업체는 10억달러를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리서치 업체 피치북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5년 전 투자액 대비 갑절이다. 피치북데이터 측은 “2년 전 대다수 IT투자가는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씨엘 지원을 받고 있는 파운더스펀드는 지난달 화물 운송 스타트업 플렉스포트(Flexport)가 받은 2000만달러 규모 투자 라운딩을 이끌었다. 플렉스포트는 온라인 운송물 예약·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렉스포트는 운송 과정 상당 부분을 자동화해 제품 물류 속도를 줄였다. 전자통관서류 작성이나 실시간 항공 및 해상화물 추적도 제공 중이다.
트레 스테판스 파운더스펀드 임원은 “브로커와 귀찮게 전화할 필요 없이 정보를 즉각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 기술만 공급하는 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프레토스마켓츠는 자사 기술을 기존 화물운송업계에 판매한다. 회사는 물류 속도, 항구 수수료, 유류할증료 및 기타 비용 데이터를 모아 가격 견적을 내도록 돕는다. 900만달러 벤처투자를 받은 바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을 상대로 특정 화주 요구를 반영하는 스타트업에 눈길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그룹 캡제미니와 존 랑글리 교수 조사에 따르면 75% 화주가 운송 산업이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중 계약한 운송업체가 인수 과정에서 IT를 활용했다는 응답은 단 40%뿐이었다.
15개의 대형 운송 라인을 보유한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 대변인 닐스 에릭은 “적합한 IT가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글로벌 화물운송 업체가 IT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시장 점유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