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사람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이 주목받는다. 얼굴 표정이나 음성에 바탕을 두고 기분을 파악해 마케팅에 접목하거나 수업 집중도 분석에 사용한다.
최근 북미에서 사람 감정을 분석해 활용하는 소프트웨어가 광고 등 다수 산업군에서 채택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전했다. 미국과 캐나다 소재 1000여개 학교는 올해 말까지 학생 감정 추적 기술을 도입한다. 학생에게 보급하는 PC에 이 기능을 넣어 교실 내 집중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겠다는 목표다.
학교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톤웨어 측은 곧 영상에 기반을 두고 사람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을 자사 제품에 통합할 예정이다. 제품은 9월 출시된다.
리치 체스톤 스톤웨어 CSO는 “교사가 이 같은 자료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학생에게 적합한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레버와 코카콜라 등 대형 업체는 최근 몇 년간 감정 분석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거나 맞춤형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리서치 업체 크론컨설팅에 따르면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거나 만드는 업체는 10여곳이다. 샌디에이고 기반 스타트업 이모션트(Emotient)와 매사추세츠 소재 어펙티바(Affectiva)가 선두주자다.
유니레버는 어펙티바 감정 분석 기술로 자사 광고 고객 반응을 평가한다.
스톤웨어가 쓰는 소프트웨어는 이모션트 제품이다. 이모션트는 미국프로농구(NBA) 소속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와 관중이 댄스 카메라 같은 활동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연구하고자 자사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했다.
크론컨설팅에 따르면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은 5년 뒤 100억달러(11조648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는 2000만달러(약 233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내년 최고 1억달러(약 1165억원)로 커질 것으로 크론컨설팅은 내다봤다.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는 PC,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서 쓰인다. 운전자가 산만할 때 경고를 해주는 식이다. 주로 얼굴 표정을 녹화하거나 실시간으로 잡아내 활용한다. 업체 소프트웨어마다 방식이 다르다.
어펙티바 소프트웨어는 가정에서 영상 카메라를 이용해 눈이나 눈썹 모양 움직임을 포착한 후 표정을 인식한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질감(texture) 변화를 알아내 사람이 웃는지, 찌푸렸는지, 능글맞은 표정을 짓는지 등을 탐지한다.
회사는 “320만명 얼굴 영상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고 있어 정확도가 높다”며 “행복한 감정부터 슬픔, 놀라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어펙티바는 자사 DB 내에서 이미지 기반 감정인식 알고리즘까지 테스트했다.
스타트업 비욘드버발은 150만여명 음성 DB에 기반을 두고 목소리로 감정을 알아낸다. 40개 언어 이상에서 80% 정확도로 300개 이상 감정을 분석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업도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MS는 활동형 밴드와 심박검사기가 붙은 스킨 센서를 이용해 감정을 추적해내는 소비자용 앱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사용자 스트레스지수가 올라가면 이를 줄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연구개발(R&D)팀에서는 사용자 기분에 따라 책상 색깔을 바꿔 감정 상태를 공유하는 앱도 개발 중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