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챙긴 중소기업 TV, `거품 빼기` 전략 주효

3D·스마트 기능 대신 화질·부가기능 집중

삼성전자·LG전자가 프리미엄 T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틈새전략이 주목받는다.

3차원(3D) 영상과 스마트TV 기능을 제외한 ‘거품 빼기’ 전략으로 가격을 낮춘 점이 주효했다. TV 대화면화 추세도 시장 성장을 거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파스캔 디스플레이와 TG&Co(티지앤컴퍼니)는 모니터 디스플레이 제품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TV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D와 스마트TV 기능을 빼고 지상파 튜너까지 없애 최대한 가격을 내렸다.

티지앤컴퍼니 70인치 빅디스플레이 <티지앤컴퍼니 제공>
티지앤컴퍼니 70인치 빅디스플레이 <티지앤컴퍼니 제공>

티지앤컴퍼니 관계자는 “스마트TV 소비자는 대기업 제조사 고유 운용체계(OS)에 익숙하지 않다”며 “IPTV, 디지털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가 전체 가구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셋톱박스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HTML5 기반 스마트OS가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다”고 설명했다.

화질에 집중했다. 대기업 제품에 쓰이는 것과 같은 178도 광시야각 패널은 기본이고 풀HD(1920×1080)·4K UHD(3840×2160) 해상도를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샤프 등으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다.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는 49인치 4K 제품을 출시했고, 55인치 4K 모델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티지앤컴퍼니는 지난해 ‘빅디스플레이’ 65인치 4K 제품을 선보였다. 알파스캔은 4K 튜너를 뺀 대신 외부기기 연결을 위한 4K·60㎐ 대응 HDMI를 지원한다. 티지앤컴퍼니는 70·80인치 풀HD 제품도 출시하는 등 대화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알파스캔 디스플레이 UHD TV `A4900UHDTV` <알파스캔 디스플레이 제공>
알파스캔 디스플레이 UHD TV `A4900UHDTV` <알파스캔 디스플레이 제공>

부가기능도 갖췄다. 티지앤컴퍼니 빅디스플레이는 전면에 조도센서를 부착, 부위 밝기를 감지해 백라이트 밝기를 스스로 조절한다. 과도한 밝기로 TV 시청 후 수면에 불편을 겪는 시청자를 배려한 기능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취침 전 미디어 매체를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화면을 끄고 음향만 청취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중소기업 제품 틈새시장 공략은 대화면 선호 증가 속에서 가격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 선택과 궤를 같이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크기별 TV 채널 출하 증가율은 40~43인치가 1%에 그친 데 비해 46~49인치 6%, 50인치대 18%, 60인치 이상 62%로 크기와 비례했다. 2TV 시장 주축도 32인치에서 40~43인치로 옮겨오는 등 크기가 증가하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