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여전히 핀테크 한류를 꿈꿔야 한다

[전문가기고]여전히 핀테크 한류를 꿈꿔야 한다

“한국 핀테크가 안착하려면 독자적 핀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Go Global)과 핀테크 한류는 핀테크에서도 제한된 국내 시장을 가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선택 여지가 없는 운명 같은 명제일지도 모르겠다.

핀테크 분야에서도 한류가 유행하는 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 금융서비스가 혁신적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로 재정비해 세계로, 아시아 무대로 진출한다면 우리에겐 아직 희망과 기회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화로서 한류가 우리만의 독창성과 새로운 창작물로 세계인 마음을 움직였듯이 핀테크 한류도 모방하거나 추격하는 방식을 벗어나 기존 핀테크가 넘보지 못했던 영역에 승부를 걸어야만 가능하다.

글로벌 공룡 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차별적이면서 보호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로 우리만의 글로벌한 핀테크 모델로 완성해 가려는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당장의 작은 성과에 몰입되지 말고 글로벌 경쟁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모델이 온전한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 방향을 바꾸고 지원해야 한다.

IT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정부 차원 규제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가 있기도 하다. 그동안 창의적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스타트업은 많았지만 곳곳에서 발목을 잡는 규제 이슈에 대응하느라 서비스 출시 시점이 밀리거나 아니면 당초 아이디어를 대폭 수정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라도 금융 소비자가 원하는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규제에 맞춰 우회하고 수정하다가는 애초에 의도한 단순함과 명료함은 온데간데없이 특색 없는 서비스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서비스로 글로벌 유저에게 매력적이게 느껴지고 수용되기를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욕심일 것이다.

그동안의 금융당국 핀테크 지원 방식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간 핀테크 분야를 육성하려면 초기 핀테크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가장 확실하게 지원하는 방법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사업자는 누구라도 그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장에 공개하고 금융소비자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 주는 것이다. 핀테크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생력을 갖게 하는 것이 핀테크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금융기관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스로가 글로벌 사업자가 내미는 손에만 의존해 국내 현지 대리인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고 함께 진출할 핀테크 기업의 아이디어와 모델을 공격적으로 채용해 테스트하며 가다듬어 나가야만 한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핀테크 영역에 기존 금융 패배주의를 이식하는 것만큼 해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핀테크 영역에서마저 스스로 금융 패배주의에 빠져 국내에만 안주한다면 핀테크 한류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요원한 꿈이 될 것이다.

핀테크 스타트업도 국내에서 통용될 서비스 모방에 그치지 말고 글로벌 적용이 가능한 독자적 모델과 기술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디어나 서비스 구성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세계 각국의 격화되는 기술 보호주의에 대응해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에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애써 고생해 가며 일구어 낸 시장성과를 글로벌 특허괴물 입에 털어 넣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홍성남 팍스모네 대표 snhong@paxmo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