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이고 진취적인" 임지훈 신임 대표, 다음카카오 개혁 고삐 잡았다

다음카카오는 10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로 선임했다. 임 대표는 공격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의 경영자로 알려졌다.

게임사 한 대표는 “(케이큐브 CEO 시절) 투자를 하겠다고 한 번 마음먹으면 몇날 며칠을 설득해서라도 계약을 성사시키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임지훈 다음카카오 신임 대표
임지훈 다음카카오 신임 대표

임 대표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판단 기준이 명확한 사람”이라며 “결정이 내려지면 뒤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상당히 진취적이고 저돌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평했다.

다음카카오가 오는 10월 합병 1주년을 앞두고 30대(1980년생, 만 35세) 젊은 CEO를 선택한 것은 “더 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빠르고 과감한 결정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임 대표가) 앞으로 시작될 진정한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해 추천했다”며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이후 1년이 다음과 카카오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시간이었다면 임 대표 체제부터는 화학적 결합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게임하기’ 등 기존 수입원이 약화된데다 ‘카카오택시’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신사업도 수익으로 쉽사리 연결되지 않는 등 성장 정체에 빠져있다.

사업구조 단순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과 이용자 확보가 안 된 서비스를 빠르게 정리해 될 만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예측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합병 후 ‘마이피플’ 등 약 15~16종에 달하는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가지치기’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직개편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 이후 비대해진 다음카카오 구조상 (신임 대표 취임과 동시에) ‘되는 사업’ 위주 조직 정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임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을 남미에서 보냈다. 기질이 정열적이고 거침없어 남미의 특성과 닮았다는 평이 나온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현 네이버)에서 병역특례를 마친 후 NHN 전략매니저를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후 김범수 의장이 대주주로 있는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오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케이큐브벤처스는 9월 이후 신임대표가 맡는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 항해를 맡게 되어 기분 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끄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