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이 제4 이동통신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기업 전용선, 국제·시외전화, 알뜰폰 등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대 주주 등 자금력만 확보하면 어느 사업자보다 제4 이통 사업 추진이 용이하다.
정부는 이달 말 주파수 할당 공고를 시작으로 다음 달 허가신청서를 접수한다. 세종텔레콤을 비롯해 제4 이통 후보 사업자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제4 이통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예전부터 제4 이통 진출을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통신 방식은 주파수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결국은 능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 달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기 때문에 준비는 하지만 자금력 있는 협력사를 구하기 전에 사업 진출을 확정지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세종텔레콤은 직접 사업자로 뛰어들지, 협력사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할지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인 세종텔레콤은 1996년 설립됐다. 알뜰폰, 국제전화, 시외전화, 데이터센터, 인터넷전화(VoIP), 전국대표번호(1688) 서비스 등 종합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1만5000㎞에 달하는 광통신망(기간망)을 운영한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나 기업에 전용회선을 임대해주는 전기통신회선설비 임대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세종텔레콤 보유 인프라가 제4 이통 진출에 커다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 서비스 근간은 유선망이기 때문이다. 세종텔레콤이 직접 사업자로 나서지 않더라도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역시 1대 주주다.
통신시장에 진출하려면 초기 주파수 구매와 망 구축, 마케팅 비용 등에 기본적으로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망이 구축될 2~3년 동안 수조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재정이 탄탄한 1대 주주가 20~25% 지분을 가져야만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 퀀텀모바일, 우리텔레콤을 비롯해 제4 이통 사업을 준비하는 곳에서 1대 주주를 확보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투자사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제4 이통을 준비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제4 이통이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전에 5G 상용화가 예상돼 제4 이통 설립 시기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선뜻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업체가 투자사 구하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주파수 공고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준비기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부는 이르면 이달 말 기술방식, 주파수 대역, 이용기간, 이용 대가 등을 포함한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낸다. 다음 달 말 허가신청서를 접수한다. 10월 적격심사를 거쳐 사업계획서 심사, 선정이 이어진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