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 태양전지, 금속 나노잉크로 친환경 제조기술 개발

나노잉크를 프린팅하는 제작기법으로 박막태양전지를 값싸게 만드는 공정이 개발됐다. 고가의 진공 장비나 독성 분산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A 표지로 실릴 금속 나노잉크를 사용한 친환경 박막 태양전지 제조기술 개발이미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A 표지로 실릴 금속 나노잉크를 사용한 친환경 박막 태양전지 제조기술 개발이미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이도권 박사팀은 금속 나노잉크 프린팅 공정으로 제조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박막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박막태양전지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비해 자유롭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고 가벼워서 건물, 휴대용,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박막태양전지 제조에 고가의 반도체 진공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 절감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잉크 프린팅 공정은 기존 박막태양전지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고가의 진공 장비가 필요 없고 유연한 기판을 이용하는 연속공정에 적용할 수 있어 공정비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친환경적인 에탄올 용매 외에는 어떤 유기물도 첨가하지 않았다. 세라믹 볼을 회전시켜 얻은 기계적 에너지만으로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분산시키고 이를 치밀한 박막 형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제조한 나노잉크는 대기 중에서 최소 한 달 이상 안정한 상태를 유지해 기존 유기물 분산제를 사용한 나노잉크와 비교해 우수한 안정성을 나타냈다.

특히 나노잉크 재료로 구리-인듐계 금속 나노입자를 사용해 표면에 구조 결함이 없는 고품질 구리-인듐-셀레늄(CIS) 박막태양전지를 제조했다. 유사한 화합물로 구성한 저가형 태양전지 중 가장 높은 광 변환 효율인 11.4%를 달성했다. 광변환 효율을 15%까지 올리면 휴대용 전자기기의 이동용 전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도권 박사는 “유기물 분산제를 사용하지 않고 고품질 박막을 형성하는 나노잉크 제조 기술은 그동안 사례가 없었다”며 “박막 반도체 밴드갭 조절 등을 통해 효율 향상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 박막태양전지 구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이달 21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