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통신3사 투자 는다는데...장비업계 `울상`인 사연

연간 총투자 줄어든데다 외국계에 시장잠식..고사위기

하반기 통신 3사 설비투자액이 상반기보다 대폭 늘어난다. 장비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연간 총투자 규모가 크게 줄어 장비업계가 여전히 울상이다. 해외 장비업체에 시장을 뺏기면서 고사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에 따르면 3사는 하반기 총 4조338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총 6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3사는 상반기 2조590억원(32.1%)을 집행했다. 하반기 연간 투자예정액은 68% 정도가 된다. 기가인터넷 인프라와 롱텀에벌루션(LTE), 유지보수 등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상반기 수주 가뭄에 시달린 장비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배 이상 투자가 늘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장비업체 임원은 “올해는 상반기 통신장비 시장이 아주 좋지 않았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비업계 속내를 들여다보면 편치 않다. 통신사 연간 총투자액이 해마다 줄기 때문이다.

올해 통신 3사 투자예정액은 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8000억원보다 4000억원(5.8%)이나 줄었다. 이마저도 제대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반기 통신 3사 설비투자액이 상반기보다 대폭 늘어난다. 장비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연간 총투자 규모가 크게 줄어 장비업계가 여전히 울상이다. 해외 장비업체에 시장을 뺏기면서 고사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하반기 통신 3사 설비투자액이 상반기보다 대폭 늘어난다. 장비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연간 총투자 규모가 크게 줄어 장비업계가 여전히 울상이다. 해외 장비업체에 시장을 뺏기면서 고사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3사 투자액은 2011년 7조3100억원에서 2012년 8조25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마지막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길(2013년 7조2000억원)이다. 통신 3사 투자액은 연간 7조~8조원에서 지난해 6조원대로 뚝 떨어진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통신 3사 투자액이 줄어드는 것은 LTE 관련 투자가 마무리되고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는 아직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대 간 격차’가 발생하면서 투자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4G 투자는 마무리 단계인데 5G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유선 기가인프라에 그나마 투자가 일어나고 있지만 양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트래픽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도 투자가 늘지 않는 이유다. 한 통신사 임원은 “LTE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늘지 않고 있다”며 “현 무선 인프라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투자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유선 투자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춘 해외업체가 물밀듯 들어오면서 영세한 국내 업체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세계 통신장비 업계를 휩쓸고 있는 중국 업체는 정부 지원까지 등에 업고 싼 가격에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며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기는커녕 이윤 한 푼 건지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장비업계는 통신사업자가 동반성장 차원에서 국내 장비 구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비업체 대표는 “유선장비 쪽 일부와 해외시장 수출물량을 제외하면 국내 장비업계는 전멸 상태”라며 “토종 장비업계가 몰락하면 결국 통신사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 올해 투자계획(자료=통신 3사 IR자료)>


통신 3사 올해 투자계획(자료=통신 3사 IR자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